세바시, 불안을 밀어내는 사람, 진서연의 살아내는 기술
저는 미래를 생각하면 아무런 생각이 안 드는 경우가 많지만,
그만큼 많은 순간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 내가 내일 내 일을 잃는 다면,
만약 내가 내일 모든 수입이 끊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질문 앞에서 한없이 불안감이 커지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아주 어릴 때에는 내가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잘한다고 하는 주변의 칭찬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고, 조금 더 컸을 때에는 통장 잔고가 없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금을 해나가고 있어도, 당장 몇 달은 살 수 있는 돈을 통장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것과는 별도로 계속해서 불안은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진서연 배우는 말했습니다.
배우도 일용직입니다. 당장 이 역할을 완주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이 후회되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한다면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게 됩니다.
불안함은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신이 알 때에,
부끄러울 때, 오는 것입니다.
사실 감정은 '나'라는 사람이 외부 사건에 대해서 보이는 반응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말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저는 진서연 배우의 말에 큰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는 불안함과 함께 항상 '아, 이게 아닌데'하는 마음을 같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도 그것을 잘 안다는 것이겠지요.
지금 이 방식이 내가 생각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나의 최선은 이게 아니라는 사실을.
하루하루를 최선을 살아내는 것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운동을 하루 안 하는 것이 삶의 전체에서 따진다면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혹은 내가 지금 일을 하지 않고 하루 미루는 것이 어떠한 큰 영향을 미칠까 등에 대해서 생각하면은 하루정도는, 한 번 정도는 쉽게 놓아주고 싶은 때가 많습니다. 자신이 허용하는 부분이라면 너무 힘든 날에 한 번은 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쉬었을 때에 내가 불안함을 보인다면 몸은 지금 나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건 아닌 것 같다'라고. 뭔가 지금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혹시 하루 중에 그런 순간이 있지는 않으셨나요?
찝찝한 마음으로 집어든 패스트푸드, 핸드폰 등등..
모든 일에서 최선을 다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내 몸이 나에게 불안함을, 찝찝함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아닐까요? 삶의 전체라는 긴 시간에 보면 지금 한 번은 정말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하루하루 성실하게 쌓은 시간은 결과에 대한 해방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미 과정에서 충실하게 했기 때문에 얻은 만족감과,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오랜 시간 못한다고 생각해서 좌절감을 느낀 것이 아니라,
그렇게 회피한 순간이, 하루가 쌓여서 우리의 자신감을 갉아먹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죄책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무엇이라도 당장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것을 하던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감은 그냥 자기 자신이 나에게 보내는 하나의 반응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알 수 있다면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도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우리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하나의 유기체이니까요.
이번 주 하나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기까지 아주 많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예민한 채로 지냈습니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 같은데 바로 잡을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한참을 주저했지만, 그럼에도 불안한 채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일단 그 찝찝함을 없애는 것에 집중했지요. 생각보다 일을 더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몸이 피곤해져 왔고, 이것이 맞는 것인지, 내 워라밸은 어디로 간 것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마음은 참으로 솔직하더군요. 몸은 피곤해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는데,
생각해 보니 참 많이도 웃었습니다. 그리고 짧지만 깊게 얼마나 잘 잤는지.
여러분의 이번 주는 어떠셨나요?
모종의 이유로 너무 힘들지는 않았나요.
그래도 우리는 살아있으니까, 살아있는 한 조금은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너무 힘들어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을 때,
내디딘 한 걸음이 여러분들 뒤에 든든하게 서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너무 무겁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