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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한 취미활동 소개하기

달리는 순간 나는 나를 만나게 된다.

by 북힐공방



달리는 삶, 나를 넘어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마라톤을 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운동이라고는 체육 시간에 억지로 하던 달리기가 전부였고, 땀 흘리는 걸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선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한 것이 산책이었다.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팠고, 처음엔 한 바퀴 도는 것조차 벅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속 걷고 싶었다. 매일 아침, 한 걸음 두 걸음 내디디며 몸이 조금씩 가벼워졌고, 어느 순간 나는 걷는 대신 뛰고 있었다. 러닝은 그렇게 내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달리기는 몸을, 마라톤은 나를 단련시킨다

마라톤을 취미로 삼기 전까지는 그저 ‘오래 달리는 운동’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알게 되었다. 마라톤은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 역사를 품고 있고, 사람을 단련시키는 깊은 철학이 있다는 것을.

고대 그리스 전쟁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한 병사가 42.195km를 달렸다는 전설에서 시작된 마라톤. 지금은 다양한 거리와 방식으로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다.
5km, 10km, 하프, 그리고 풀코스. 그 모든 도전의 중심에는 단 하나, ‘나 자신을 넘어서려는 의지’가 있었다.

마라톤은 내게 많은 것을 주었다.
✔ 심폐 지구력을 키워주는 전신 운동.
✔ 달린 뒤 밀려오는 엔도르핀의 선물, 스트레스 해소.
✔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얻게 되는 자신감.
✔ 운동화 한 켤레로 어디서든 가능한 간편함.
✔ 그리고, 함께 달리는 사람들과의 연결.

마라톤, 나만의 버킷리스트

하루하루 연습을 이어가며 문득 떠오른 나의 버킷리스트 하나.
‘마라톤 완주.’
그건 단순히 건강을 위한 목표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깊은, 나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다.

처음엔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자세를 배우고, 호흡법을 익히고, 점점 늘어나는 거리.
그리고 2024년, 두 번의 10km 마라톤을 완주했다.
출발선 앞의 긴장감, 달리는 동안의 숨소리, 그리고 결승선을 통과하던 그 벅찬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 이후, 나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하프 마라톤 도전.

혼자서도, 함께여서 더 좋은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없어도, 복잡한 준비 없이도,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단 몇 분,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리듬으로 달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혼자만의 운동은 아니다.
도심 곳곳엔 러닝 크루가 생겨나고, 마라톤 대회는 수많은 러너들로 붐빈다. 함께 달리는 이들이 있다는 건 참 든든한 일이다.
혼자였다면 중간에 멈췄을지도 모를 어느 순간, 그들과 함께였기에 완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완주는, 함께 이룬 기적이었다.

달리며 발견한 또 하나의 나

마라톤을 하며 나는 알게 되었다.
내 한계를 시험하는 일은, 곧 내가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꾸준한 훈련 속에서 나는 성취감을 얻었고, 자신감을 얻었고,
무엇보다도 ‘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얻게 되었다.

이제 마라톤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그건 내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자, 오늘의 나를 넘어서기 위한 또 하나의 여정이다.

언젠가 은퇴 후에는 새로운 취미도 시작해보고 싶다.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배우며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도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는 달린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넘어서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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