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게임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의 10대 공교육은 젊은 선생님들의 창의적인 접근 방식 덕분에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체육 수업에서는 단순한 기술의 반복 연습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예를 들어 배구 리시브 자세의 연습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공을 던져주시면, 학생들은 10번 혹은 15번 그 공을 리시브하는 것만으로 합격이었습니다. 운동장에서는 남학생들이 축구를 열심히 즐기는 한편, 여학생들은 멀리서 구경하거나 다른 친구들과 피구를 즐겼습니다. 줄넘기, 농구 레이업, 배드민턴 등 다양한 체육 활동도 이러한 패턴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젊은 체육 선생님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게임의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게임 퀘스트와 같은 목표 과제들을 단계별로 제공하며, 이를 통해 운동을 더욱 재미있게 경험하게 합니다. 운동 능력이 아직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초보자 퀘스트처럼 점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과제가 주어지며, 운동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더 높은 단계의 퀘스트가 추천됩니다.
실제 게임의 세계는 사용자에게 단기간 내에 성취감을 제공하며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풍부하게 담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에는 초보자 사냥터에서의 경험만 있던 플레이어도, 단시간 내에 마왕과 대결하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집중력을 극도로 요구하는 학습 구조가 게임에서는 '흥미'와 '재미'라는 요소와 결합되어,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끌어냅니다. 이렇게 설계된 게임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종료하지 않게 만들고, 끊임없는 성취감을 제공하여 계속해서 즐기게 합니다. 이는 유튜브에서 광고 스킵 기능이 불가능한 5초 동안 시청자의 시선을 어떻게든 사로잡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오슨 스콧 카드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2013년에 개봉한 '엔더스 게임’이라는 영화는 우리에게 미래의 교육 방식과 그 가능성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에서는 재능 있는 아이들을 특별한 교육기관에 모아 놓고, 그들에게 게임 형태의 학습 방식을 적용합니다. 레벨 테스트를 통한 단계적 육성 방식을 통해 아이들은 게임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장 마지막 레벨 퀘스트를 클리어한 후에 아이들은 그것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실제로 인류가 직면한 우주 전쟁의 해결 과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인공 아이는 게임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고, 심리적 부담감을 최소화하며 목표를 성취하였습니다.
이처럼 게임과 같은 경험은 학습에 있어서 뛰어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경험은 학습의 효과를 크게 증진시키며,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는 강력한 인상을 주게 됩니다. 미군에서도 이러한 학습의 효과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행기 조종사 후보생들은 실제로 비행기를 조종하기 전에 시뮬레이터를 통한 훈련을 선행으로 받게 됩니다. 교육과 게임은 각각 독자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두 분야가 서로 협력하고 상호작용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교육에서 게임의 장점과 요소를 적절히 접목한다면, 학습자들은 더욱 흥미롭고 효과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교육의 품질을 향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빨간펜 같은 학습지에서 사교육 선생님이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채점했던 모습이 있었습니다. 2000년도 후반에는 가정마다 교육용 CD를 보급하여 컴퓨터에서 재생하여 보드게임처럼 공부를 했습니다. 2020년대에는 가정마다 태블릿 PC를 통해 사교육 선생님들이 화상으로 영어로 아이들과 실시간 대화를 하며, 게임과 같이 제공되는 학습에서 아이들은 감정을 느끼며, 본인이 직접 영어 발음을 녹음하고 다시 들으며 챕터를 완료하면 화면 속에서 강력한 축하 연출과 노래가 나오고 도장이 찍힙니다.
2000년 초에는 선생님과 학생이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모여서 교육을 받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는 컴퓨터 기반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이 혼자서 학습을 진행하게 되었고, 2020년대에는 학습이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온라인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2010년 중반, 직장 생활을 위해 서울 여러 지역으로 이사를 자주 했는데, 현재 거주지에 따라 예비군을 받는 곳도 계속 바뀌었습니다. 어떤 곳은 전투 비행단을 지키고, 어떤 곳은 방송국을 지키는 것이 목표였으며, 어떤 곳에서는 병원 주변에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훈련 설명은 걸어 다니며 동대장이 직접 하였으며, 북한의 비대칭 전력인 특전사들이 투입될 경우 알보병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예비군들이 각 참호 지역에서 경계를 담당한다는 내용이 일관적으로 전해졌습니다. 예비군들은 모두 크게 관심이 없고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눈치였으니, 동대장이 목이 터져라 설명하는 작전 위치나 방어 건물은 하루만 지나도 기억에서 지워지게 될 것입니다. 최근 실시간 기술을 도입하지는 않아도, 각 예비군들의 거주지에 맞는 방어 지역이 하나의 게임으로 제공되어 집에서 미션을 반복 수행하는 것으로 예비군을 수료할 수 있다면, 집에서 예비군의 마음 자세에 대해 동영상을 듣는 것보다는 효율적으로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집에서 나와 어느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학습될 것입니다. 이미 내비게이션과 구글 위성 지도에 군부대 위치와 실제 방어 지역이 너무나 손쉽게 노출되어 있어, 지금은 1970년도처럼 정말 노출시키지 말아야 할 정보가 아니며, 적군이 검색 한 번으로 손쉽게 넣을 수 있는 정보입니다. 실제 전시 상황에서 예비군들이 빠르게 소집되고, 특별한 교육 없이 자신이 행해야 하는 미션을 평소에 주입시키는 것이 정말 필요한 교육이며, 게이미케이션 된 교육을 통해 직접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며 짜릿함과 보상을 느끼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게임의 원리와 기술을 비게임적 환경에 적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참여와 행동 변경, 문제 해결 및 학습을 촉진시키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에는 점수, 뱃지, 리더보드, 진행 상황 바, 퀘스트 등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활용됩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적용사례는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Duolingo'과 'Khan Academy'는 학습 앱으로 사용자가 일정한 연습을 완료하면 포인트를 받고 리더보드에서 순위를 경쟁하게 합니다. 'Fitbit'과 'Nike+ Run Club'은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걷거나 운동하면 포인트와 뱃지를 얻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합니다. 'Starbucks Rewards'는 구매량에 따라 별을 얻고, 특정 별을 모으면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Recyclebank'는 재활용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얻고, 그 포인트로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Salesforce'는 사원들이 일정한 작업을 완료하면 뱃지와 포인트를 부여하는 시스템으로 사원들의 참여와 협업을 촉진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학교와 교육 환경에서도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여러 교육 플랫폼 및 프로그램에서 이를 활용합니다. 'Classcraft'는 전통적인 교실 환경을 롤플레잉 게임으로 바꾸어 학생들이 팀을 구성하고, 퀘스트를 완료하며 포인트를 얻도록 합니다. 'Kahoot!'은 교육용 퀴즈 게임으로 학생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여 실시간 퀴즈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쟁적인 요소와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학생들의 참여가 높습니다. 'Edmodo'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간 소통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 뱃지와 같은 게임 요소를 도입하여 학생들의 활동을 격려합니다. 'BrainPOP'은 다양한 학습 주제를 다루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제공하며, 학생들이 콘텐츠를 탐색하면서 포인트와 뱃지를 획득합니다. 'Minecraft: Education Edition'은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교육용 도로 활용하여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등의 활동을 게임 내에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교육과 사업에만 게이미케이션이 적용될까요? 아닙니다. 우리의 실생활에도 빠르게 도입될 것입니다.
미래에는 주부가 냉장고에 저장해 놓은 재료와 유통기한을 입력하면 AI가 해당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추천하거나, 가장 최적화된 식단표를 제시할 것입니다. 이전날 유튜브나 대중 매체에서 유명 인플루언서가 소개한 요리를 만들기 위해 부족한 소스들을 미션처럼 부여하여 즉시 구매를 유도하며, 재료를 빠르게 소진시키는 게임적인 요소도 언제든지 작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의료 시뮬레이터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는 10년 전부터 들어보셨을 겁니다.
만약, 우리가 처한 금융 경제 정치에 대한 문제들을 담을 수 있고, 그것에 대해 결과를 시뮬레이터 해주는 게임이 만들어진다면요? 마블의 닥터스트레인지처럼 여러 가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말이죠. 정말 환상적일 것입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아무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과거의 분기는 경우의 수를 몇 가지 예측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KOEI Tecmo Games'에서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대항해시대 4' 게임을 통해 세계지도와 대서양과 인도양 간의 주요 항로와 중요성과, 15~17세기의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시 국제 무역을 익히며 실제 거래에서의 가격흐름을 이해할 수 있으며, 선박 구조와 조선 기술 그리고 선박의 발전 과정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해상 전투에서는 대포와 다른 무기를 사용한 해상 전투 전략과 전술에 대한 이해를 얻고, 당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문화와 종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Firaxis Games'가 개발한 턴 기반 전략 게임인 '문명 6 흥망성쇠' 확장팩에서는 '한국' 문명을 플레이할 수 있으며 지도자로는 '선덕'과 '세종대왕'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한국을 통치하다 보면 지리적 불리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과학 승리를 어떻게든 노리게 됩니다. 이를 통해 선덕여왕이 첨성대 건립, 화랑의 도입, 불교 승리와 당나라의 외교 관계가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외울 수 있습니다.
이후로도 정말 재미있고 외우고 싶은 교육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게임개발사가 극악한 상업성을 띄지 않고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교과서처럼 장인정신으로 만든다면요. 아마 세계적으로 교육 표본이 될만한 게임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