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하 Mar 21. 2023

E Sports 의 미래

한국이 선점하고 세계를 이끌었던 시장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방법


스타리그의 마지막 출처 : OGN

어렸을 적 학교를 다녀와 밥을 먹으면서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았고, 워크래프트3를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연습하며 처음 경기하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철권, 카트라이더, 그리고 한국 게임인 임진록 조선의 반격, 서득어택까지 당시 TV를 틀어놓으면 시간대에 맞게 게임 경기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에스케이텔레콤 씨에스 티원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 공식 SNS

임요환, 페이커, 손흥민 중 누가 더 뛰어난가 논란은 불필요합니다. 그들 모두 뛰어나지만, 그들이 활약하는 종목의 역사와 경기장 크기, 관중 수를 고려하면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지역별로 가장 큰 축구 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치고, 시청자 수가 많은 손흥민이 가장 유명할 것입니다. LCK 역사와 경기장 관중 수가 많지 않은 페이커는 마라도나나 메시와 같은 위상입니다. 이제는 경기를 직접 하지 않는 임요환은 E스포츠를 탄생시킨 명예는 있지만, 당장은 인지도가 가장 떨어질 것입니다. 이는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더 이상 유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DRX 챔스 우승, DRX 트위터

E스포츠가 구조적으로 버틸려면 많은 팬이 필요하고, 모기업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2022년 롤 챔스에서 DRX가 우승했지만, 주요 멤버들은 베릴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이적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롤 챔스에서 우승 시 네임 밸류 값이 올라 연봉 계약을 크게 했으나, DRX는 더 이상 롤 챔스에 대한 열망이나 미련이 크게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수들이 원하는 연봉만큼 계약되어도 모기업이 같이 커질 수 있는 상생 구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을 처음 본 20대들은 충격에 빠지지만, 실제 티비를 통해 수많은 E스포츠를 지켜본 30대들은 덤덤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홍보 효과가 미미한 것을 체감 후 점진적으로 E스포츠 구단 해체하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전 SKT T1 시절 페이커의 팬들은 정말 페이커를 사랑했기 때문에 SKT 텔레콤 통신사를 이용했을까요? 아니요. 국내에 인터넷망이 가장 잘 배급되어 있는 KT를 사용하는 것이 게이머들의 국민 세팅입니다. 스포츠 구단 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비단 E스포츠뿐만 아니라 야구 KBO, 축구 K리그도 동일합니다. 드는 돈에 비해서 홍보 효과가 미미하다는 건 프로스포츠 팬들도 이미 다 인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참관뿐만 아니라 방송 시청을 통한 홍보를 가지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네이버나 트위치를 통해서도 손쉽게 시청 가능하며, 롤 챔스 진행 중에는 우승팀 맞추기 게임 등 다양한 컨텐츠를 진행하고자 노력합니다.


E스포츠의 문제는 게임의 저작권이나 상표권이 개발사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개발사가 개발뿐만 아니라 유지보수를 포기해버리는 순간 해당 시장은 모두 끝이 납니다. 아무리 유저들과 대중 매체들이 노력하더라도, 프리서버 형태로만 남게 되거나 점진적으로 유저들이 떠나 죽게 됩니다. 사람들은 슈퍼스타를 원합니다.

내가 응원하는 지역의 선수가 전 세계의 내노라 하는 선수들을 상대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싶어합니다. 나와는 다른 플레이 디테일에 감탄합니다. 이미 한국은 2000년대와 다르게 더 선진화된 E스포츠 프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전문 감독과 코치진이 있으며, 선수들을 받쳐주는 스태프들과 선수들은 이전과 다르게 몇 십억 연봉을 받기도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이보다 더 좋은 시스템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 수 있습니다. 마치 중국이 천문학적인 돈을 축구에 투자했지만 10년의 결실을 맺지 못한 것처럼, 당장 눈앞의 결과만 집중한 것은 쉽게 망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SPOTVnews

우리는 게임 이름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장르에 초점을 맞추어야합니다. 아이들에게 학창시절 동안 클래식 음악과 고전 명작책과 같은 좋은 게임들을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예 E스포츠화가 불가능한  자극적이고 저열한 게임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 지성적인 경험을 쌓으며, 눈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도와야합니다. 이러한 기초를 바탕으로 한 게임들은 본인의 취향에 따라 동아리나 동호회로 구성되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스타크래프트처럼 프로 대회가 없어지거나 개발사 유지보수를 비공식적으로 포기해도 비슷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연속성 있는 응원을 할 수 있게 어린이들이 게임을 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을 교육하지 않는다면, E스포츠도 바둑과 당구처럼 특정 세대만 즐기게 스포츠화가 되어 유입되는 사람이 없이 천천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게임 이름에 갇히지 않고 권투와 프로레슬링을 응원하던 사람이 K-1 입식타격을 시청하고 UFC 같은 종합격투를 선수를 응원하듯 즐길 수 있는 장르 스포츠화를 꿈꾸어야 합니다.



이전 24화 교육의 미래, 게이미케이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