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에서 작동하는 내비게이션, 숏컷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허들'(hurdle)이라 불리는 벽에 막혔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게임을 종료하는 경험을 자주 해보셨을 것입니다. 저는 실제로 많이 경험했습니다.
최근 재밌는 모바일 게임이 나왔다는 소식을 유튜브나 웹사이트, 또는 친구를 통해 들었습니다.
어디 한번 맛볼 겸 분석을 위해 게임을 진행을 시작한 후 메인 스토리를 쭉 밀다가 개발사가 의도적으로 패배하게 설계한 스테이지에서 막힌 후 길을 잃어버립니다.
유저들이나 게임 기획 지망생들은 이 부분에 대해 심히 불쾌한 감정을 표출합니다. 이것은 개발사가 의도적으로 플레이어의 과금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장치라고 말이죠.
저는 초반 상황에서는 아직 모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허들 구간이 과연 시간에 의해서 뚫리게 될지, 또는 플레이어의 조작 숙련도로 인해서 뚫리게 될지, 아니면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정말 과금을 해야만 진행 가능하지는 판단하기 이른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논리적이고 냉철하다고 말하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지만, 사실 사람은 굉장히 감정적이고 본능적입니다. 위의 문제를 '감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진행에 막힌 불쾌감이라는 감정이 스스로 논리적인 결론을 찾기 위해 개발사의 과금 구조와 연결되어 버린 것입니다.
'감정'을 버리고 건조한 시선으로 문제를 살펴보면, 해당 문제의 해결 방법을 굉장히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개발사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벽에 막혀있고, 이를 본능적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하여 스스로 '현명하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콘솔 및 패키지 게임의 퍼즐 장치들을 보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좀비를 피해 위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옆에 버려진 사다리를 발견합니다. 플레이어는 즉시 사다리를 주워서 원하는 위치에 놓고 이를 활용합니다.
모바일 게임에서의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주로 BM으로 전환하기 위한 단순한 이유로 막혀있는 게임 디자인은 분명히 잘못된 방식입니다. 어떤 스테이지에서 막힌 경우, 플레이어의 레벨, 캐릭터 등급, 장비 설정 등이 부족한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직접 해결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콘솔 및 패키지 게임과는 달리 모바일 게임은 큰 마음먹고 5~10만 원의 풀프라이스 가격을 결제한 후에도 모든 콘텐츠를 무조건 다 즐긴다는 마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마음이 꺾이고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삭제하는 과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로가기'라고 하는 숏컷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아이템 획득처 시스템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특정 레벨업 경험치 아이템이나 무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당 아이템의 썸네일을 클릭하면 어떤 던전이나 NPC에서 해당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클릭 시 해당 UI나 위치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특정 스테이지에서 전투에 패배한 경우 어떤 캐릭터가 성능을 내지 못했는지 통계표를 출력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딜러가 대미지를 충분히 넣지 못했는지, 탱커가 받은 피해량이 부족한지, 힐러가 회복량이 부족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쿠키런 킹덤과 같은 게임에서처럼 특정 쿠키의 성장 화면까지 연결하는 리스트를 정렬 및 숨김 처리하여 출력함으로써 유저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부족하길래 나는 패배한 것일까요? 유저 관점에서 더 친절하게 알려주는 게임의 디자인은 마치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뱅크와 같이 사용자의 신용등급을 올리는 방법이나 고급 호텔의 친절한 프런트 데스크 직원과 같습니다. 이들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자주 묻는 질문을 추려서 단숨에 정답까지 연결해 주는 파이프라인을 제공하여 실생활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