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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하 Mar 23. 2023

수집형 게임 전투에서 잘 만든 전투와 실패한 전투

디버스오더, 서머너즈워, 우마무스메로 알아보는 사례

센추리게임즈 코리아의 디버스 오더

2021년 겨울, 대만에서 테스트 서비스를 진행한 디버스오더라는 게임이 한국 출시를 앞두고 게임 테스트 및 기획 구조 개선을 제안받아 오픈 전 먼저 플레이를 했었습니다. 이 게임은 코에이 삼국지와 수집형 게임의 구조를 합쳐놓은 형태로 처음 게임 빌드를 받아 설치하고 6시간 가까이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할 것이 없었습니다.

전투에 입장하기 전 공격 지형을 선택한다. 디버스오더

코에이 삼국지 게임으로 예를 들면 도원결의 시나리오를 클리어한 후에 반동탁연합전이 너무 길게 느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게임의 템포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구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행동력을 구매해야 했는데, 행동력이 충족되더라도 캐릭터의 스펙을 늘려야 했습니다. 캐릭터의 스펙을 늘리기 위해서는 분재 게임에서 유명했던 아이템 파츠(모자, 옷, 장갑, 신발 등)를 해당 레벨에 맞게 캐릭터에 녹여서 강화시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파츠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한의 탑 같은 콘텐츠를 플레이해야 했는데, 이 콘텐츠는 굉장히 재미없고 쉬웠으며 개발 수준도 낮았습니다.

전투 화면 디버스오더

당시 테스트 빌드였기 때문에 과금이 불가능한 구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과금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콘텐츠의 느린 진행 속도와 분재 게임 형태의 성장 구조가 맞물려 크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결국 현재 플레이하는 나의 덱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디버스 오더는 코에이 삼국지 스타일의 턴 형태 4x 전략에서 지형 공격을 선언하고 최소 1명부터 8명에 가까운 캐릭터를 식량이라는 자원 소모하여 전투에 입장합니다. 식량을 아끼려고 적은 인원으로 공격 시 대부분 패배를 하게 됩니다. 결국 6~8명 가득 채워서 전투를 수행합니다.


당시 상황을 캐치하기 위하여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대만 테스트와 한국 테스트 때부터 유독 나오는 얘기가 있었는데, 전투가 재미가 없고 전략성이 부족하다는 얘기였습니다.

만약 식량이라는 코스트에 의해 1~8명의 수가 줄고 느는 것이 아니라 8명이 강제로 잡혀있고, 내 전투 덱에 부족함이 느껴졌다면, 캐릭터를 살펴보고 구매 의욕이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게임은 캐릭터의 수를 플레이어가 가성비 있게 조절할 수 있는 척하였습니다. 외부 전략 시스템보다 오히려 전투 내부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습니다. 많은 캐릭터가 참가하는 이유로, 전쟁 게임처럼 다대다 부대단위 전투를 의도하려고 했던 것은 이해를 하지만, 한 명 한 명의 캐릭터성을 느끼게 하는 것에 굉장히 많은 학습 시간이 소요됩니다. 무려 8명의 캐릭터가 정말 간단한 기절, 힐 같은 단순한 것들만 들고 있었습니다. 서로 연계되는 콤보형태 스킬이 있더라도 사용하기 복잡했습니다. 8명이 유기적으로 돌게 끔 학습시키려면 최소 최상위 콘텐츠까지 끌고 가며 학습시켜야 합니다.


인원을 최소 2~3명까지 줄이고, 초반 5일 정도는 유저가 전투 전황을 파악하고 경험하여 외울 수 있는 단계가 되어야 합니다. 전략 게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수많은 영웅이 2 챕터에서 많이 지급되는 순간 학습의 범위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건물 개발과 연구에 영웅이 투입되는 경우, 전투뿐만 아니라 내정 스킬까지 유저가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를 가장 자연스럽게 잘 풀어나가는 게임 두 개를 예를 들고자 합니다.

서머너즈워

하나는 '서머너즈 워'입니다. 최초 스토리 전투 시 3명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스토리를 밀기 버거워질 때쯤 장비 파밍을 위해 요일 던전이나 속성 던전 진행 시 4명이 필요합니다.

해당 던전들을 국민 덱, 고속 덱을 만들기 위해 무한의 탑을 진행할 때가 되면 5명까지 필요합니다.

우마무스메

두 번째는 '우마무스메'입니다 우마무스메의 경우 학습이 굉장히 느리게 진행됩니다.

하나의 경주마를 육성하기 위해 스토리모드를 30분 진행 후 주행 타입을 유저가 직접 조정하여 완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저는 한 경주마의 특징을 완전히 외우게 됩니다.

그렇게 6 필 이상의 경주마를 육성하는 순간부터는 PVP콘텐츠에서 스쿼드 단위의 파티가 요구됩니다.

PVP를 위해 경주마를 하나씩 육성할 때 외워두었던 주행타입인 도주 선행 선입 추입에 맞게 각 결정된 경주마들을 서로 겹치지 않게 배치하게 됩니다. 만약 겹치게 배치 시 같은 팀끼리 싸우게 되어 자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쇼트트랙 팀전과 같은 개념과 같습니다. 서로 도주 주행 타입으로 1등으로 달리려고 하면 부딪혀서 다치고 망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블퓨처파이트의 캐릭터 활용 팁

2017년도에 넷마블 몬스터에서 마블퓨처파이트를 개발할 때 회의 논제로 나왔던 것이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유저들이 기획자가 의도한 콤비네이션으로 스킬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직접 제안한 방식은, '캐릭터 활용 팁'이라는 시스템으로 해당 캐릭터의 상세 정보창에 노란색 물음표가 있고 클릭 시 해당 캐릭터의 제작자가 직접 어떤 캐릭터와 팀을 이루면 좋다던지, 스킬의 콤비네이션은 어떻게 사용하면 좋다던지 같은 것을 출력하는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이때 제안한 것에 대해 PD는 너무 좋아하시며 수락했지만, 같이 개발하는 전투 파트의 팀원들은 하소연하며 넣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왜냐하면 400명 가까운 영웅의 사용법을 직접 하나하나 적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해외 레딧부터 국내 네이버 카페까지 모두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오히려 기획자가 의도한 스킬 콤비네이션이나, 캐릭터 덱 조합법을 유저들이나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이 읽고 영상을 제작했고 더 나아가 더 좋은 사용법을 공략글이나 영상을 통해 제안했습니다.


대부분 전투가 재미가 없다는 수집형 게임들은 대부분 아래 목록과 같습니다.   

     전투의 학습이 너무 유치하고 쉽다. (스킬이 너무 단순하다.)

     갑자기 참여 인원수가 증가한다. (2~3명으로 진행하던 게 4~5명으로 30분 내에 증가함)

     전투 공략이 단순하고 2시간 동안 거의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다가 요구 스펙 상승으로 이루어진다.

     아군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초기 스타팅 멤버와 뽑기 천장을 쳐야 나오는 전설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지 않는다. 공략글을 찾아 읽지 않는 이상 스킬만 읽고는 파악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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