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다. 너무 속상하다. 그리고 원망스럽다.
퇴근길 오늘 하루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속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여기에 입사하게 된 이유는 정규직 전환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퇴근길 나를 채용하는 의사결정에 핵심인물과 함께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채용 형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가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지만 구체적으로 답변해주셨다. 그 답변이 마음을 파고든다. 사실 2년 계약을 생각하고 뽑은 것인데, 인사팀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에 2년에 확신을 주지 말고 1년으로 명시하라는 말이었다. 내가 처음 이 자리에 추천을 받을 때와 너무나도 다르게 전달된 말에 나는 당황했다. 내가 처음 전해 들은 말, '2년 계약 그 후 정규직 전환'.
내가 퇴근길 들었던 말 중 정규직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 말을 듣고, '사실 다른 기업 정규직에 합격한 상태였다'라는 말을 하자 적지 않게 당황한 듯하였고, 그곳에 가지 왜 여기를 왔냐는 뉘앙스의 말을 함께하셨다.
정규직에 대한 뒷얘기는 이거였다. 이게 진실이었다. 나는 괜히 희망을 가지고 설레발을 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계약직이라서 받는 차별에 더 속상하고 서운했던 것 같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들은 잠깐 있다 떠날 사람에게 맞는 대우를 해줬던 것 같다. 나는 그 행동에 상처받으면 안 됐다. 난 그렇게 들어온 거니까.
마음을 다잡고 생각해본다. 이미 지나가버린 선택에 후회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