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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vecO Oct 24. 2022

홀로서기


아침부터 분주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사옥으로 가는 길 메일 도착 메시지가 연달아온다. 마음이 급하다.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향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일함을 열었다. 오늘따라 메일이 쏟아진다. 머릿속엔 오늘 혼자 참석해야 하는 회의 스터디를 해야 한다는 생각뿐인데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머리가 멈춰버렸다.

 오전을 휘리릭 보내고 마곡 사옥으로 향한다. 점심에는 마곡 사옥에 있는 우리가 부탁할 일이 많은 부서와 식사가 예정되어있다. 정신없는 와중에 새로운 사람들까지 만나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 보통 부담인 일이 아닌데 걱정이다.


 중국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사회적 미소를 장착하고, 사회적 외향성을 내보인다. 이전에는 사회적 외향성을 내보이기까지 과정도 힘들었다. 오늘은 자동 장착되는 외향성을 보고 나도 점점 사회에 찌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다음 일정은 바로 회의 참석 일정이다. 이곳에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중에는 우리 경쟁사 사람들도 포함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긴장된다.


 회의가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다. 회의 내용은 흥미로웠고, 걱정했던 사람들은 매우 따뜻하셨다. 내가 잘 모르는 내용도 잘 설명해주셨다. 마음이 한결 놓였다.

 인사할 때 사수가 육아휴직에 들어가 내가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말하면서 뭔가 찔리는 기분이다. 나는 그저 부품일 뿐인데, 정직원이나 되는 마냥 이야기한 것 같다.


 사무실로 복귀하는 택시 안.

 걱정했던 회의는 흥미로웠다. 역시 나는 나의 일에 관심이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분야의 일을 계속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난 일 년의 시한부 인생이다. 아 이제는 11개월이 더 정확하겠다..


 사무실로 복귀하여 회의 내용을 정리해본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업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회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퇴근시간을 2번이나 늘려서 조정했다. 결국 끝내지 못했다.


 한 번 더 들어보고 정리해야겠다.


퇴근 전 팀장님이 물으셨다.

'아 참 그 회의는 어땠어요?'

' 아... 흥미로웠어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이렇게 대답해버렸다. 나도 모르겠다.




평소에 좀 있었으면 하는 업무가 오늘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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