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되어도 선생님에게는 칭찬받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
대학교 전공 특성 때문인지 '선생님'이 되어있는 선배, 동기, 후배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종종 SNS에 올려주는 이야기들은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듯한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전국의 선생님들끼리는 서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가 있는 것 같아요.
같은 년도에 임용고시에 통과한 동기와 후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부터, 과거의 옛 스승님과 동료가 되어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들이 종종 눈에 보입니다. 저는 옛 스승님과 동료가 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상상을 종종 해보곤 합니다. 한편으로는 '저 이렇게 잘 성장했어요'라는 칭찬을 받고 싶기도 하면서, 같은 동료로 업무적인 당당함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에게도 잘 크고 있다고 종종 자랑하고 싶은 2명의 선생님이 계십니다.
스승의 날을 핑계 삼아 오랜만에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뜸 교무실로 커피를 보내드려도 되겠느냐는 메시지를 남겼답니다. 한편으로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는 감사의 의미를 담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제자가 커피를 보내줬어'라고 교무실에서 이야기하며 선생님 어깨를 조금이나마 높여드릴 수 있지 않을 까하는 개인적인 욕심도 담아보았습니다.
그러나 2명의 선생님 모두 '커피'라는 단어에 집중하시기보다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회사 일은 할 만 한지/ 새로운 변화는 없는지 궁금한 질문을 다양하게 내뱉어주셨습니다. 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본인들의 새로운 변화도 사진과 함께 보내주셨어요. 6개월 딸의 엄마가 되어계셨고, 갓난아기의 아빠는 초등학생 아들 2명의 아빠가 되어계셨습니다. 졸업 후 잘 성장한 나의 시간을 뽐내고 싶었는데, 스승님 역시 나와 헤어진 이후의 시간을 짧은 이야기와 진들로 전달하고 싶다는 정겨운 느낌이 가득 담아졌답니다.
스승님의 나이가 30대였는데, 어느 순간 내 나이가 30대가 되었어요. 선생님의 나이가 되어서도 나는 그들에게 칭찬받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남아져 있는 것을 느낍니다. 칭찬받기 위한 일들을 하나씩 찾아내보니 그동안 이뤄낸 작은 성과들을 머리에 떠올리게 됩니다. 내일 출근해서 마주할 걱정스러운 일들은 지금 이 순간 별거 아닌 게 되어버렸습니다.
이상.
2024. 05. 15(수)
PS. 2명의 선생님 모두 나의 현황을 궁금해하신다. 백발의 노인이 되어서도..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고 이야기하셔도.. 여전히 잘 보이고 싶고 칭찬 듣고 싶어지는 존재인 선생님.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나는 나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하나라도 찾으려고 드려다 보게 되는 것 같다. (내일 출근해서도 잘 버텨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