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개미핥기 Dec 15. 2020

Moo'tice

#20, "오랜만이야"

그 사람의 어머님 차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어머님의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우리 '그 사람'이 어디가 좋아?"


그에 대한 대답으로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무엇보다 이쁘잖아요."


사실 이쁘다는 말 보다는 착하다는 말이 맘 속에서 먼저 튀어나왔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먼저 꺼낸 이야기는 #이쁘다 는 말이었다.


나는 #사랑 에 빠지면 무엇보다, 누구보다, 그 당사자가 가장 이쁘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불변의법칙 이다. 그 당시 내게 그 사람이 최고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사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은 '내게는 이쁜 사람이 맞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그 사람이 이쁘다고는 말하지 못 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콩깍지 가 씌이면 다른 누구보다도 그 대상이 최고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착하잖아요. 저를 좋아해주는 것 자체로 정말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어머님은 그 말에 #맞장구 를 치며 말했다.


"그치, 우리 '그 사람'이 옛날부터 인기가 많았는데, 얼굴만 봐도 연예인 할 수 있는 상이잖아? 어렸을 때 아파서 그랬지, 아프지만 않았으면 더 좋은 대학도 갔을 거고, 많은 것을 했을 거야. 또 노래는 얼마나 잘하니? 둘이 같이 노래방 가봤어? 몸만 괜찮았으면 뮤지컬 배우를 시켜도 됐을 텐데 그렇지?"


그 말에 대해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거기서 초를 치기도 뭐했다.


"네! 저번에 부산 왔을 때 노래방 갔는데, 노래 잘 부르더라구요. 그때 또 반했어요!"


반했다는 말은 사실 #거짓말 이었다. 그 사람이 노래를 잘 부르기는 했지만, 허스키한 목소리로 인해 '그럴싸 해 보였지' 사실은 가수나 뮤지컬 배우를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 사람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진짜 매력적이었는데, 내가 그 사람한테 호감을 가지기 시작한 건 그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 사람은 몸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말랐다. 아파서 말랐다기 보다는 운동을 하지 않아서다. 그 사람의 신체는 160cm에 40kg도 나가지 않았는데, 운동을 시작해도 '힘들다'는 핑계를 대며 1달도 지속되지 않았다. 걷는 것도, 요가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면역체계가 남들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사람의 목소리는 누구보다 #멋있었다. 대학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어느 것보다 목소리가 나를 사로 잡았고, 그 사람과 다시 만나는데 일조했다. '서울-부산'이라는 거리 때문에 만나지 못해 전화를 통해 연락을 이어 나갔었는데, 그때마다 그 목소리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또한, 그 사람이 수서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올 때였다. 청초하고 수수한 차림의 그 사람은 수줍은 듯한 모습으로 내게 말했다.


"오랜만이야"




 ps. 소설의 시점에 그리고 전체 구도가 전후가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물론, 과거의 시간이 전후가 뒤죽박죽인 건 사실입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ㅠㅠ


#오랜만이야 #소설 #문학 #재회 #만남 #이별 #사랑 #수서역 




작가의 이전글 Moo'tic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