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사진첩을 정리하다
그토록 힘들게 했던 시어머니가
삼십 년 전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땐 서로 어렸고
서로에게 낯선 존재였다
무뚝뚝한 말투 까칠한 눈빛
사랑보단 견제 이해보단 인내
사진 속 당신은
입술은 굳게 다문 체
나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 표정이 어쩐지
이제는 안쓰럽고도 아리었다
내게도 세월이 많이 흘렀나 보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리움일까 후회일까
그 시절의 나와 당신이
지금 이 마음으로
서로를 조금만 다르게 보았다면
좀 더 따뜻할 수 있었을까
이제야 알겠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야
당신도 누군가의 며느리였고
애지중지 귀한 아들을
품에서 떠나보낼 준비가
덜 된 에미였다는 걸
그토록 미웠던 그 시절의 당신이
지금은 그리운 존재로 떠오른다
사진 한 장에 담긴
삐걱대던 우리 사이
따뜻한 손 한번 잡지 못하고
한 세월 미움으로 떠나보낸 당신을
사진 한 장으로 그리워하게 될 줄이야
빛바랜 사진 속은
세월 속에 묻혀버린
알 수 없는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