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글을 쓰며 내 삶을 읽기 시작했다
글을 쓴다는 건
그냥 지난 일을 떠올리는 게 아니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처음엔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몰랐다.
너무 오랜 시간
감정을 미뤄두고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문장을 하나씩 적어 내려가며
나는 내 안에 쌓여 있던 말들을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은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다 지나간 줄 알았던 기억들이
종이 위에서 '스물' 다시 살아나
눈을 잠시 감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
나는
딸들에게 존경받는 엄마로 남고 싶다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엄마는 정말 멋진 사람이야.
사랑하고 존경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시간을 탓하지 않고
상황을 원망하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낸 사람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조차 감사하다
얼마나 더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날들만큼은
내가 존엄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가진
우아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삶은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