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내가 쓰는 이 말들이 언젠가 닿기를
이제야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내 마음속 말들은
오래전부터 나를 향해 울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
말해도 될지 몰라 삼켰던 그리움
이제는 한 자 한 자 꺼내어
내가 살아온 시간을 기록하고 싶다
나를 위로하며
그동안 힘든 세월 잘 견뎌줬으며
쓰러지지 않고 반듯하게 걸어왔고
마음 하나 잃지 않고 잘 간직해 왔다고
글을 쓰며 바라는 건 하나다
내 마음속 상처가 있다면
끄집어내어 어루만지며 잘 보내주고 싶다
지나온 날들 속
가장 힘들었던 순간조차도
이제는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 되길 바라며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엄마 아버지
혹시 보고 계시다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딸이
조금은 기특했으면 좋겠다
오래전
아무것도 몰랐던 아이가
이제야 마음 하나 꺼내어
삶을 되짚고 있다고
나는 부모님께 받은 아주 큰 사랑만큼
제대로 돌려드리지 못했다
그 생각은 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보고 싶은 마음조차
부끄럽고 죄스럽고 가증스러워
감히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하지만
부디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리움은
뒤늦은 사랑의 고백이라는 것을
내가 쓰는 이 말들이
나의 삶을 더 정직하게 보여주고
그 말들이
누군가에게 따스한 손길이 되기 바란다
그리고
이제라도
내 이름으로
내 삶을 살아보려는 한 사람의 흔적이
세상에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