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너머로]

마음을 담은 시

by 애매모호

며칠째 마음에 뿌연 안개가 내려앉아 있다.
체감온도는 덥지 않지만, 눅눅한 습기가 스며들 듯
우울이 오래 머문다.

저 안개 너머엔 화창한 해가 있을까.
아니면 폭우가 쏟아질까.
알 수 없는 불확실함에 더 답답하다.
오히려 고요함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

우울의 뿌리는 어쩌면,
온전히 내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데 있을지 모른다.
직장도, 연애도
노력한 만큼, 기대한 만큼
가질 수 없다는 게
미래를 막막하고 두렵게 만든다.

세상을 탓한 뒤, 결국은 나를 탓한다.
내가 부족해서, 우유부단해서, 게을러서.
그렇게 자책하다 보면
나는 한없이 쓸모없는 존재가 되고,
다시 또 유일한 내 공간, 방 안 침대와 이불 속으로
숨어들고 싶어진다.

시간이 무섭고, 세상이 어렵다.
언젠가는 이 안개가 걷히고
화창한 해가 뜰까,
오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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