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첫 손자
큰 오빠가 그때 당시로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였다. 지금은 알맞는 나이가 되었지만...
시내의 작은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엄마가 드디어 며느리를 본 것이고 이제서야 시어머니가 되셨다.
결혼 후 시간이 좀 지나자 새언니가 임신을 하여 집안의 경사가 되었다.
다들 아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리게 되었는데 특히 엄마, 아빠의 기대는 더 컸다.
첫 손주가 태어난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새언니의 진통이 시작되자 엄마가 같이 진통을 견디며 아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렸다.
오랜 진통 끝에 조카가 태어났는데 새언니는 친정엄마가 바쁘시다고 엄마보고 몸조리를 해달라며 집으로 왔다. 보통 친정 엄마가 하는데 우리 엄마는 시어머니가 며느리 몸조리를 했다.
우리 엄마는 일복이 떠졌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언니는 결혼을 하고 대학원에 다녔다.
그러다 보니 아기를 낳고 아기가 돌이 되기 전 졸업시험을 봐야 해서 엄마한테 아들을 맡기고 공부한다고 친정으로 갔다.
조카는 모유를 먹던 애라 분유를 먹지 않고 울었다.
배가 고프니 잠도 잘 안 잤다.
3주 동안 내려 놓으면 깨서우니 엄마는 손주를 등에 업고 구부려 엎드려 잤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힘이 들어 바짝 말랐다.
통통하던 엄마가 나이 들어 살이 한번 빠지자 오랫동안 살이 오르지 못했다.
그 시절의 엄마사진을 보면 맘이 아프다.
그나마 시간이 좀 지나 조카가 말을 할 무렵 할머니 손등을 만지며 "할머니, 백 살 살아~"
이 말에 엄마는 그때의 모든 힘듦이 사라졌다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