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동네 센 언니들
어린 시절 동네엔 센 언니들이 있었다.
"이층 벽돌집 딸은 모델한다고 쌍꺼풀 수술을 했더라!" 엄마가 말씀하셨다.
"눈을 아주 이상하게 해 놨어! 모델은 그래야 된다나~ 보기가 괴로워!"
그 언니는 키가 무척 크고 마른 몸매여서 눈만 고치면 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지나가는 그 언니를 보았는데 눈이 서양도 동양도 아닌 진짜 이상했다.
서양여자 눈처럼 하려니 쌍꺼풀이 크고 눈두덩이가 들어간 것처럼 했지만 잘 들어가지지 않았다.
요즘 런웨이에 서는 모델들은 동양모델의 생명은 쌍꺼풀 없이 째진 눈이 매력인데 그 시절은 서양눈을 흉내 내느라 이도저도 아니었다.
그러더니 며칠 후엔 친한 집 언니가 미스코리아에 나간다며 눈수술을 해야 한다 했다.
그래서 그 집 아줌마와 엄마가 같이 병원엘 갔는데 눈두덩이 두꺼워 쌍꺼풀을 못하니 일단 눈두덩의 지방제거부터 했다.
엄마 말로는 "눈에서 기름이 큰 숟가락 하나씩 나왔어! 기름이 어디 그렇게 많은지 깜짝 놀랐다, " 하셨다.
그 언니는 수술할 시간이 모자라 지방제거 수술 후 미스 서울에 나갔는데 예선에서 떨어졌다 하셨다.
그 언니도 키 크고 얼굴도 괜찮았는데...
"그래도 외모가 되니 구파발 땅부자집 아들한테 시집갔다. 잘됐지~
이제 부모 살림 좀 도와주겠지!"
그 언니는 실제로 동생들 데려다 가르치고 살폈다.
부모대신 부모노릇을 했다.
그 시절의 큰 자식은 그랬다.
K 장녀의 원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