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아들의 결혼
우리 집은 어머님 아버님이 이북이 고향이셔서 친인척이 별로 없다.
세월이 가니 더구나 조금 있던 친척들이 많이 돌아가셔서 이제는 더 없다.
아들이 어느덧 장성하여 결혼을 하게 되었다.
상견례를 하고 결혼 준비를 바쁘게 하며 아들과 며느리는 어머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어머님은 둘이 닮았다며 잘 살겠다며 축하해 주셨다.
어머님이 연로하시니 오시기 편하게 집 근처 걸어오실 수 있는 예식장으로 결정하였다.
그래도 평일에 마당을 내려가셨다 계단을 올라오시니 가능하다 생각을 하였다.
결혼식 당일이 되니 하객들과 친구들은 많이 왔는데 어머님은 오시지 않았다.
막내 시동생 둘째 시동생가족은 왔다.
막내 시동생은 오분 앉아있더니 식장 앞에 서서 손님맞이를 하는 나한테 와서 귀에다 대고 "저는 어머님 점심을 차려야 돼서 그만." 하더니 갔다.
어이가 없었다.
어머님이 장손결혼에 안 오신 것도 충격이었는데
막내 시동생의 말은 기가 찼다.
며느리 쪽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 분도 보였다. 다들 손주 결혼식에 휠체어를 타고라도 오시는데 어머님은 걸을 수 있는데도 안 오셨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어머님은 당신 아들의 생일에 축하전화 한 통 없었다. 내 생일은 당연히 없었다. 아버님이 계실 때는 선물도 보내시더니...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말과 행동을 하시더니 이젠 뭐랄 사람이 없어 더하신 것 같았다.
아무리 이해해보려 해도 서운함이 가시질 않는다.
사람이 어떻게...
아들은 괜찮다고 하는데 나는 안 괜찮았다.
나에게 하신 것보다 마음에 깊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