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10원짜리 호떡!
어린 시절 우리 집에 가끔 들르던 한의사 아저씨가 있었다.
예쁘다고 내 얼굴에 뽀뽀를 하곤 했는데 수염이 따가워 싫었다. 그런데 뽀뽀 후엔 호떡 사 먹으라며 10원을 주었기 때문에 꼭 참았다.
그 시절 호떡은 10원이었다.
기름이 비싸고 부족해서 호떡을 구울 때 기릉 한번 살짝 두르면 그게다였다. 호떡을 만져도 손에 기름기라곤 묻지 않았다. 그래도 맛있었다.
하루는 엄마가 시골 외할머니 생신에 다녀온다며 중학교 1학년인 언니에게 밥을 하라며 반찬값을 주고 가셨다. 오빠들이 훨씬 큰데.... 이상했다.
언니는 나보고 같이 시장갈래하며 물었다.
그러자며 따라나섰는데 시장에 다가오니 호떡 파는 포장마차 같은 것이 보였다.
난 무심코 "언니! 나 호떡 먹고 싶다."
언니가 "조금만 기다려!"라고 해서 뭘 기다리지라고 생각하며 지하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로 시장이 들어가기 시작한 때이다.
난 그때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언니는 이것저것 사더니 고등어를 사는데 그 아줌마한테 "아줌마! 10원만 깎아주면 안 돼요?"
라며 물었다."왜 깎지! 돈이 모지라나? "
장을 다 보고 나오던 언니가 호떡 하나를 샀다.
"너 먹어." "언니는?" "난 괜찮아!"
그래서 신나게 혼자 호떡을 먹으며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나이 든 어느 날 불쑥 떠오르며 눈물이 났다.
"그건 언니가 아니라 엄만데...."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깨달았다.
언니와 나는 3살 차이인데 언니는 7살에 학교를 들어가 4학년 차이가 났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언니는 늘 학교 가고 집에 없었다.
내 인생에서 호떡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어리디 어린 13살짜리 언니 얼굴이다.
아직 다크지도 않은 언니....
요즘은 늘 사 먹을 수 있지만 어린 시절 호떡은 겨울에만 있었다.
그때는 10원이었는데 요즘 백화점에선 한 개에 2500원으로 비싸졌다.
물론 시장은 좀 더 싸고 다양한 것들이 많아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별의별 호떡이 다 생겼다.
호떡에 잡채를 넣은 것 또 씨앗을 넣은 것 어떤 것은 치즈를 넣은 것, 카레를 넣은 것 등 더 맛있어졌다지만 난 어린 시절 단순 담백한 호떡이 더 맛있다.
굳이 요즘 호떡을 폄하하자면 기름에 튀겨 혈당상승을 재촉한다는 것이다.
칼로리가 넘친다는 것이다.
예부터 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했다.
구관이 명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