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YMCA 아기 스포츠단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돌아보면 시행착오가 많았다.
다시 엄마노릇을 하면 훨씬 잘 길렀을 거란 생각이 든다. 더 좋은 엄마일 수 있었는데....
아들을 더 훌륭하게 길렀을 텐데. 후회감이 있다.
아들이 5세 때 집에만 둘 수는 없어 운동을 배우게 아기 스포츠단을 택했다. 하루 선착순 등록이었다.
지금도 어린이집 보내기가 힘들지만 그때도 아이가 많아 만만치 않았다. 웬만하면 1년 대기였는데 여기는 선착순이라니 해볼 만했다.
당연히 내가 나가 밤새 줄을 선 게 아니고 우리 엄마가 새벽 3 시에 나가 줄을 서서 손주를 입단시켰다. 우리 엄마의 끔찍한 손주 사랑이었다.
한 반이 20명이었고 5반 모집이었다. 체육대 졸업생들이 가르쳤다. 등하원은 YMCA 버스가 집 근처에 오니 거기로 데리고 가면 됐다.
스포츠단에서 주로 하는 운동은 수영과 여러 가지 공놀이였다.
어려서 수영을 쉽게 배우리라 생각한 것이다.
입단하고 첫 수업인 날이 3월인데 꽃샘추위가 찾아와 눈이 날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감기에 걸릴까 봐 보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아들을 버스를 태워 보냈다.
무사히 아들이 오자 물었더니 낮은 물에서 놀았다고 했다.
첫 주는 낮은 물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다 해서 견학하며 아들이 적응하는 것을 지켜보고 수영 후 어떻게 씻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왔다.
나도 일주일은 따라다녔다.
아들 담임은 수영선생님이었다.
두 주가 되자 조금 깊은 물로 갔다.
아들은 무서워했다. 겁이 좀 많은 성격이었다.
"선생님! 저는 무서워요!"라고 하자 물에 대한 겁을 없애야 한다며 선생님이 아들을 들어 물에 던졌다. 아들의 생각은 없고 우격다짐식 교육이었다. 아들을 달래서 겁을 없게 한 다음 차근히 했어야 할 것인데 무턱대고 던지다니....
교육의 교자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방식은 아이마다 다른 것인데...
이 바람에 아들은 질겁을 했고 물에 대한 공포가 생겼다.
교육을 모르는 선생님이란 생각이 들어 두 달 다니고 그만뒀다. 아기스포츠단 때문에 아들은 물공포만 생겨 캐나다에 가서도 수영을 안 했다.
거긴 배우기 좋은 조건인데도 물이 무섭고 싫다고 했다.
그런 아들이 자라 군에 입대한 것이 해경이었다.
그 시절 학교를 휴학해도 사람이 많아 육군은 5달을 기다려야 하니 시간이 아깝다며 그냥 해경으로 지원한 것이다.
해경이니 수영이 필수일 텐데 걱정이 되었다.
훈련 종목에 수영뿐만 아니라 10m 위에서 튀어내리는 다이빙도 있었다.
이 시험을 볼 때는 나도 긴장이 되었다.
아들 말로는 물 무서워하는 사람은 따로 교육받아 괜찮았다고 했다.
다이빙은 구명조끼만 믿고 냅다 뛰어서 다 통과했다고 전해왔다.
우리 아들이 격은 괜한 공포와 고생은 설익은 교육자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어려서의 교육은 획일화하면 안 된다.
각자 발달과정과 취향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
발달이 조금 빠른 아이도 있고 조금 느린 아이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
이들을 똑같이 교육할 수는 없다.
분명히 다르게 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