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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구실하기 참 어렵다

고요 속에서 다시 찾은 나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언제부터 이렇게 어려워졌을까.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는 날이면

나는 조용히 혼자가 되고 싶어진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 헤르만 헤세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마음이 흐려지고 지치지만,

혼자 있을 때 비로소

다시 맑고 선명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토요일 밤,

잠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일요일엔 산길을 걸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돌아오는 길엔

온몸이 풀린 듯 녹초가 되어 있었다.


머릿속은 멍하고 무겁게 가라앉고,

애써 글감을 찾으려 해도

한 자락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 안 깊은 곳에 있던

‘맑은 영’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 듯했다.


사람 구실,

참 쉽지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함께 있을 땐 괜찮은 척 웃었지만,

속으로는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던 거다.


그럴 때면

나만의 고요한 공간,

혼자인 시간이 간절해진다.


살금살금, 조심스레

혼자 걷고 싶어지고,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외로움은 모든 강한 영혼들의
가장 좋은 친구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사람들과 어울리며

잔뜩 지친 마음도,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조용한 위로 속에서

조금씩 치유된다.



고요한 시간 속에 잠시 머물러야만

머리가 서서히 맑아지고,

잃어버렸던 내 이야기가

살포시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람들과 부딪혀

까칠해진 영혼을 다시 다독이며,

오늘은 이렇게

글로 나 자신을 토닥인다.



사람 구실이 벅찬 날에도

나는 여전히 사람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힘주지 않고,

내 마음이 허락하는 만큼만

걸어가려 한다.


살금살금,

내 영혼이 따뜻하게 빛날 수 있는

그 자리에서.



사람 사이에서 지친 영혼도,

고요한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다시 빛날 수 있기를.



#사람살이 #혼자의시간 #마음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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