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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토신, 강아지가 선물한 '사랑의 호르몬' 이야기

감정과 호르몬의 과학 에세이


우연히 만난 강사님의 한마디, 그리고 시작된 궁금증


며칠 전이었습니다. 틱톡처럼 짧게 편집된 김창옥 강사님의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강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강아지를 안아주면, 강아지도 사람도 서로 옥시토신이라는 사랑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 순간, 제 머릿속에 작은 전구 하나가 번쩍 켜졌습니다.

‘정말 그럴까? 강아지와의 교감에서 그런 따뜻한 감정이 생긴다는 말인가?’


사실 저는 강아지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잠깐 말티즈를 키웠던 기억은 있지만, 깊은 유대감을 느껴본 적은 없었죠. 평소 같았으면 그냥 흘려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요즘 ‘글감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는 저에게 그 한마디는 커다란 호기심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영상을 본 직후, 저는 곧바로 검색창에 '강아지 옥시토신'을 쳐보았고, 놀랍게도 수많은 연구와 기사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저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따뜻한 과학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옥시토신: 사랑과 유대를 엮는 마법 같은 호르몬


먼저,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에 대해 잠깐 살펴볼까요?


동아사이언스의 강석기 칼럼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립니다. 모성애뿐 아니라 부부 간의 유대, 친구 간의 신뢰, 공감, 정서적 안정감에까지 관여하는 중요한 호르몬이라고 해요.


이 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생성되어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며, 단순히 생식 활동을 넘어 사회적 유대감과 스트레스 완화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거나, 아이를 돌볼 때 느끼는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그건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바로 옥시토신 덕분이라고 하네요.



강아지와의 교감, 우리에게 사랑을 선물하다


그렇다면 정말, 강아지를 안아주는 것만으로 옥시토신이 분비될까요?

놀랍게도, 수많은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었습니다.

데일리벳의 기사 [위클리벳 445회]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연구진은 아이들이 강아지와 상호작용할 때 옥시토신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어요. 그 결과, 강아지와 놀 때 아이들의 옥시토신 수치가 혼자 놀 때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다음뉴스 역시 이 연구를 인용하며, 강아지와의 교감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비단 아이들만이 아닙니다. 성인들에게도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미 다수 존재하죠.


‘강아지를 쓰다듬는 행위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는 낮아지고, 옥시토신은 증가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을 정도니까요.



나의 작은 실천, 그리고 따뜻한 변화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일까요?

저에게도 작지만 따뜻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길을 걷다 마주친 강아지에게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쓰다듬게 되고, 그 순간 저와 강아지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공기를 느끼곤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말이죠.


'이 작은 생명체가 나에게 사랑의 호르몬을 선물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강아지에게조차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어쩌면 그 순간, 제 뇌 속에서는 이미 옥시토신이 활발하게 분비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아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던 제가 먼저 다가가고 있는 이 변화는, 저에게도 꽤 놀라운 일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옥시토신은 강아지와의 교감에서만 분비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을 안아줄 때, 친구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눌 때, 심지어 낯선 이에게 미소를 건넬 때도 이 사랑의 호르몬은 조용히 솟아납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거창한 사랑만을 꿈꾸느라, 일상 속 작은 교감을 지나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옥시토신의 존재를 알게 된 지금, 저는 생각합니다.

삶의 아주 사소한 순간조차도 ‘사랑을 주고받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걸요.


여러분은 오늘, 어떤 '사랑의 호르몬'을 느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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