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우울증을 조심한다. 그러기 위해선 의도적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전혀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부질없고 때로는 역겹다 여겨지더라도 긍정적인 말을 되뇐다. 그것을 글로 쓴다. 입으로 중얼거린다.
그렇게 근거 없는 낙관이 자리 잡으면 그것을 다진다. 흔히들 말하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자기 계발로. 제일 중요한 것은 사소하지만 규칙적인 생활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것, 매일 책상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 책꽂이에 쓸데없이 꽂혀있는 것을 주기적으로 빼내는 것, 제시간에 적당한 식사를 하는 것, 적당한 양의 산책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져진 기반 위에 해야 할 것들을 쌓아 올린다. 올리면 올릴수록 아래에 있던 것은 압축되어 단단해지고 또다시 새로운 기반이 된다.
하지만 아마도 천성이 유약하고 우울한 탓에 이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애써 공들여 올린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 하지만 깊이 상심하지 않는다. 이 때는 한 달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실컷 울고 실컷 우울해한다. 다시금 기반을 다질 의욕이 생길 때까지 모든 걸 놓아버린다. 언젠가는 다시 시작할 의욕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시 시작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앞서 서술한 행동들을 다시 차근히 해 나간다. 이때는 조금 기대해도 좋다. 이전에 다져놓은 기반 덕분에 무너진 탑보다 더 높은 탑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너지면 세우고, 또 무너지면 또 세우면서 일상을 단단하게 꾸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