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무를 보며 배우는 마음의 속도

감성멘토의 생각한대로 있는 그대로

by 감성멘토앤
KakaoTalk_20251115_231052293.jpg


단풍은 저마다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
바람 한 줄기에도 흔들리면서도
스스로의 색을 잃지 않고,
자기 계절을 정직하게 살아내고 있었다.

주말에 장태산 숲길을 걸었다.
고요한 숲 속에서 마음이 먼저 멈췄다.
나무들은 오래 서 있었고,
그 긴 시간 동안 어떤 바람을 맞고
어떤 계절을 견뎠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무들은 격한 말을 하지도 않고,
누구에게 자신을 증명하지도 않는데
그저 존재만으로도 단단하고 깊었다.
그래서 문득, 나무는 참 대단하다 싶었다.

비바람을 맞아도 쓰러지지 않고,
빛이 없어도 뿌리를 뻗고,
제철이 되면 조용히 색을 바꾼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계절이 오면 묵묵히 꽃을 피우고 잎을 틔운다.

사람은 때때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고,
작은 변화에도 마음이 무너지는데
나무는 그 모든 순간을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는 방식’으로 견뎌낸다.

장태산 숲길의 나무들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너도 괜찮다.
지금 흔들려도,
지금 힘들어도,
계절이 바뀌면 너도 또다시 빛을 낸다.”

숲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더 큰 위로가 되었다.
단풍처럼, 나무처럼
각자의 속도로 살면 되는 거라고.


“흔들리는 건 약해서가 아니라,
뿌리가 더 깊어지기 위한 과정이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8화회복_다시 가까워지기 위해 멈춰서는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