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종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카페 문은 스스로 열려 있었다. 바람도 없었는데, 문은 삐걱이며 조금씩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안팎을 드나드는 것처럼.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잡이에 열쇠를 걸어보았다. 고양이가 남긴 그 낡은 열쇠. 하지만 아무리 돌려도 잠기지 않았다. 문은 닫히지 않았다. 그 순간,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겹쳐 들려왔다. 여러 사람의 걸음, 빠른 호흡, 낮은 속삭임. 그리고 문턱 너머로 여러 그림자가 동시에 스며들었다. 도시의 유령들, 떠나지 못한 기억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듯했다.
나는 커피를 내릴 틈도 없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얼굴 없는 손님들, 목소리만 남은 사연들이 공기 중에 뒤섞여 흘러나왔다. “돌려줘…” “기다렸어…” “아직 말하지 못했어…” 가게 안은 순간 숨 막히는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다. 나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지만, 그들의 말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탁자 위 시계가 흔들리더니 자정 10분 전을 가리킨 채 빠르게 움직였다가 다시 멈췄다. 사진 속 웃음은 희미해졌고, 열쇠는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 문은, 닫히지 않는 문이었다. 한 번 열리고 나면, 그 누구도 마음대로 닫을 수 없는 경계. 카페 ‘문턱’은 단순한 가게가 아니었다. 떠나지 못한 자들과, 아직 살아 있는 자들이 만나는 유일한 문. 문은 계속해서 열려 있었다. 나는 커피 잔을 움켜쥐며 속삭였다.
“닫히지 않는 문… 나는 언제까지 이 문을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