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히지 않는 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그 너머로 흘러들어온 그림자들이 카페 안에 겹겹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얼굴이 없었고, 목소리만 남아 있었다. “돌아가고 싶다…” “아직 하지 못한 말이 있다…” “시간을 돌려줘…” 수많은 속삭임이 머리 위에서 쏟아졌다. 나는 두 손으로 커피잔을 붙잡았다. 떨리는 손끝에도 불구하고,
주전자는 정확히 물을 데우고 있었다. 그 순간, 내 안에서 낯선 충동이 올라왔다. 나는 늘 손님들의 주문만을 받아 커피를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내가 주문을 내야 한다는 예감. 나는 낮게 속삭였다. “이제… 내 차례다.”
커피 가루 위로 물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짙은 향이 가득 차오르는 동안, 나는 노트 첫 장에 적힌 문장을 떠올렸다.
“나는 커피를 내린다. 그리고 떠나는 법을 배우는 사람들의 등을 본다.”
하지만 지금, 그 문장은 달라져야 했다. 나는 새로운 문장을 입 안에서 굴렸다.
“나는 커피를 내린다. 그리고 이제는, 이 문을 닫는다.”
손님들의 목소리가 멎었다. 모두가 나를 바라보는 듯했다. 얼굴 없는 그림자들이, 한꺼번에 숨을 죽였다. 나는 마지막 잔을 내려 문턱 앞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짙은 향이 문 너머로 흘러나갔다. 그 순간, 열쇠가 테이블 위에서 스스로 굴러 문손잡이에 걸렸고, 멈춰 있던 시계가 한 번 크게 울리며 바늘을 움직였다. 사진 속 웃음은 희미하게 빛을 발하며 창가 위에서 흔들렸다. 그리고 문은,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이것이… 바리스타의 주문이다.” 종소리가 울렸다. 카페 안은 고요해졌다. 그림자도, 목소리도 사라졌다.
남은 건 잔 위의 향기와, 내 손끝의 떨림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