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바늘은 여전히 11시 50분에서 멈춰 있었다. 그 시간은 마치 금이 간 유리처럼, 깨지지도, 흐르지도 않았다. 그날 밤, 나는 유난히 불안했다. 커피 향은 짙게 깔려 있었지만 가게 안의 공기는 이상하리만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11시 50분. 문턱 위 종이 울렸다. 문은 서서히 열렸고,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키가 작은 노인이었다. 그는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고, 걸음은 느렸으나 눈빛은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낡은 회중시계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 바늘 역시 1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 손님은 다른 손님들과 다르다는 것을. “여기선 시간이 멈춰 있군요.” 그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잔을 준비하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는 회중시계를 손끝으로 두드리며 대답했다. “이 시계도 같은 순간에 멈췄습니다. 십 년 전, 기차역에서. 그리고 오늘, 그 시간이 다시 돌아왔지요.” 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기차역. 자정 10분 전. 문턱을 넘은 자들이 사라진 곳. 그는 커피 향이 퍼지는 동안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시간은 멈추지 않습니다. 단지 멈춘 것처럼 보일 뿐이지요. 그 틈에서 길을 잃은 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드는 겁니다.” 나는 잔을 내려놓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당신도 길을 잃으신 건가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회중시계를 내 손에 쥐여주었다. “아니요. 나는 길을 찾으러 왔습니다. 그리고, 곧 알게 될 겁니다. 당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종소리가 다시 울렸다. 그 순간, 시계 바늘이 움직였다.
멈춰 있던 시간이 잠시 살아난 듯 틱, 하고 11시 51분을 가리켰다. 나는 숨을 삼켰다. 드디어,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