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커피 향이 유난히 진하게 감돌았다. 마치 누군가 오래 전부터 이곳에 앉아 있었던 것처럼, 가게 안은 이미 온기로 채워져 있었다. 문턱 위 종이 울리기 전, 나는 먼저 그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종소리가 울리자,
천천히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낯익은 얼굴이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숨을 죽였다. “……당신은.” 그는 미소 지으며 카운터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이군요. 커피 향은 아직 변하지 않았네요.” 나는 눈을 의심했다. 그는 분명, 오래전에 이곳을 다녀갔던 손님이었다. 내 노트 첫 장에 기록돼 있던, “마지막 커피를 마시고 떠난 사람.” 그런데 그는 다시 돌아왔다. “그날의 향이, 저를 다시 데려왔습니다.” 그는 카운터 너머를 응시하며 말했다. 나는 커피를 내렸다. 손이 떨렸지만, 물과 원두가 만나 퍼지는 향은 안정된 리듬을 되찾아갔다. “여긴 떠나는 곳이 아니었나요?” 내 물음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떠나는 이도 있지만, 돌아오는 이도 있지요. 향은 늘 남아 있으니까.” 그는 커피 잔을 들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카페 ‘문턱’은 단순히 떠나는 자들의 마지막 정류장이 아니었다. 돌아올 수 있는, 기억이 다시 불려지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날 밤, 그가 떠난 자리에 커피 향만이 오래 남았다. 나는 노트에 단 한 줄을 기록했다.
“향의 주인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