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나는 종소리를 따라 도시의 지하로 내려갔다. 전동차는 이미 막차를 알리며 어둠 속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승강장은 비어 있었지만, 차 안에는 몇 명의 승객이 앉아 있었다. 나는 무심코 가장 안쪽 칸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곧, 그 자리를 알아차렸다. 창가 옆,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지만, 그 빈 자리에서 짙은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마치 누군가 옆에 앉아 있는 듯 숨을 죽였다. 그 순간, 차 안의 불빛이 흔들리더니 빈 자리 위에 희미한 그림자가 앉았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손에는 낡은 회중시계가 들려 있었다. 바늘은 여전히 11시 50분.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또… 자정 10분 전.” 그림자는 아무 말이 없었다. 대신 차창에 김이 서리더니, 거기에 글자가 새겨졌다. “돌아갈 수 있습니까?” 나는 얼어붙은 듯 창을 바라보았다. 그 글자는 곧 사라지고, 대신 다른 문장이 남았다. “문턱은 여기에도 있습니다.” 그 순간, 열차가 급정거하며 칸 안이 흔들렸다. 나는 간신히 손잡이를 붙잡았다. 빈 자리는 다시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 자리의 온기는 남아 있었다. 나는 주머니 속 노트를 꺼내 떨리는 손으로 적었다. “지하철의 빈 자리에도,
문턱은 존재한다.” 막차의 문이 닫히며, 멀리서 종소리가 겹쳐 울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