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의 주인

by 황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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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히지 않던 문이 닫히고, 나는 처음으로 카페 안에서 고독을 느꼈다. 그러나 그 고독은 오래가지 않았다. 문턱 위 종이 울렸다. 이번 종소리는 낮고 묵직했다. 마치 수십 년 묵은 문이 스스로 흔들리는 듯한 울림이었다.

문이 열리자, 낯선 사내가 들어왔다. 검은 외투를 입은 그는 낡은 열쇠꾸러미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카운터 앞에 앉아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당신이, 문턱의 주인입니까?” 질문은 돌직구였다. 나는 순간 대답하지 못했다. “저는… 바리스타일 뿐입니다.” 그는 낮게 웃었다. “바리스타는 주인이 아닙니다. 단지 문을 지키는 자일 뿐이죠. 문턱의 진짜 주인은…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자입니다.” 그는 열쇠꾸러미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쇠붙이들이 부딪히며 낯선 울림을 냈다. “이 열쇠들은 세대를 거쳐 전해져 왔습니다. 첫 번째 손님이 떠나며 남긴 것, 그 다음 사람들이 이어받은 것. 그리고 지금, 그 열쇠는 다시 제 손에 있습니다.” 나는 숨을 삼켰다. 그럼 지금 이 순간, 내가 믿어온 ‘주인’이라는 자리가 흔들리고 있는 건가. 그는 커피 향을 맡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당신은 선택받았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문을 열 수는 없습니다. 진짜 주인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그 말에, 창가 위의 사진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세 사람의 웃음은 마치 나를 조롱하듯 빛나고 있었다. 나는 노트 한 귀퉁이에 떨리는 손으로 적었다. “나는 주인이 아니라 지키는 자. 그러나 문은, 언젠가 나를 주인으로 부를 것이다.” 종소리가 울렸다. 그가 떠난 자리에 열쇠 하나가 남아 있었다. 문턱은 여전히 닫혀 있었지만,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주인의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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