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by 황혜림
rose-5094723_640.jpg




어릴 적,

엄마가 하던 말 중에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있었다.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내가 너보다 더 안다니까.”

“엄마도 사람이다.”

그 말들이

나에겐 답답하고,

때론 무책임하게 들렸고,

어쩔 땐

도망치고 싶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나중에 나는

절대 저런 말 하지 않겠다고.

내 아이에게는

다정하고, 부드럽고,

이해해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그런데 어느 날,

아이에게 화가 나서 말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 말을 해버렸다.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순간,

내 말에 내가 놀랐고

그 말투가

너무 엄마 같아서

말끝을 흐려버렸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시간이 갈수록

엄마의 말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 말들은

책에서 배운 말이 아니라,

살면서 얻은 마음의 언어였다는 걸.

그 말들을 할 수밖에 없던

엄마의 하루가,

엄마의 인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그 말은

사랑이 서툴러서가 아니라,

사랑이 너무 커서

다 담아내지 못한 표현이었다는 걸.

나는 그 말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엄마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하게 된 거였다.

그 말 한마디에

세상이 담겨 있었다.

엄마의 세계,

엄마의 무게,

엄마의 사랑이.

나는 이제야

그 말을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닮아간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1화어느 날 거울 속에서 엄마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