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문득 멈췄다.
이 손짓,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다.
너무 익숙한 움직임이었고,
너무 따뜻한 감촉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기억 속에서 엄마의 손길이 스르륵 떠올랐다.
내가 열이 났을 때
조심스럽게 이마를 짚던 그 손.
잠든 내 머리맡에 앉아
조용히 등을 쓸어주던 그 손.
그 손길이
이제는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몰랐다.
그 따뜻함이
시간을 건너
내게까지 이어졌다는 걸.
밥을 뜨고,
옷을 개고,
누군가의 뺨을 살며시 쓸어내릴 때,
엄마의 손이
내 손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걸 느낀다.
사랑은 말보다
몸이 먼저 기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엄마의 손길은
설명 없이 내게 스며들었고,
이제는 내 사랑의 방식이 되어 있었다.
그 사실이
가슴 뭉클하고,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만큼 따뜻했다.
나는 엄마를 닮고 싶었던 적이 없었지만,
어느새
닮아 있었다.
아마 사랑은
그렇게
전해지는 거겠지.
흔적 없이,
말 없이,
손끝으로,
하루하루를 지나
가슴으로 스며드는 것.
엄마는
그런 사랑을 주었던 사람이고,
나는
그 사랑을 다시 꺼내 쓰고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