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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일기 Sep 17. 2022

배추 모종 3주째

주말 농장에서 웃거름을 주어야 한다는 공지를 듣고 지난주에 갔지만,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가기로 했다

어제저녁부터 비가 와서 새벽에 그치면 가고, 계속 오면 다음에 가기로 하였다

아침 7시쯤 눈을 떠 밖에 날씨를 보니,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런데 신랑이 검색해보니 경기도에는 아침 10시까지 온다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피곤도 하여 다시 침대로 가서, 못다 한 잠을 잤다

그런데 아침 10시가 되니,  날씨도 갠 것 같아,  신랑과 함께 다시 주말농장으로 향하였다.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11시쯤 도착하였다.

지난주 보다, 제법 배추 잎이 많이 자라서 인제는 어엿한 배추 모양이 나온다

잡초는 1 주일 새 빼곡히 자라 있었다. 

다행히 비가 와서 땅이 질퍽하여, 잡초를 호미로 잠깐만 손을 대어도 금방 뽑히였다

간혹 비가 다시 오기도 했지만, 부지런히 잡초를 뽑았다

그리고 웃거름을 배추와 배추 사이에 땅을 파고 넣고 덮었다

어제 유튜브에서 본 대로 우선 땅을 파고 한 숟가락씩 비료를 넣고, 최종으로 흙을 덮었다

같이 간 신랑은 자기 만의 방식대로 한다고 하면서, 땅을 파고 비료를 넣은 후 바로바로 흙을 덮었다

어찌 되었던, 비료를 주는 게 중요하니, 각자 알아서 바삐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쪽파 씨도 무 종자 옆에 사이사이 심었다

그런데 중간중간 배춧잎에 벌레가 먹은 자국이 있어서, 살충제를 뿌려야 하는지 궁금하였다.

수돗가에서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니,  살충제를 2~3일에 한 번씩은 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농장주가 지난번에 준비한 살충제를 거의 썼는데, 리필을 하지 않아 살충제는 이미 큰 드럼통 바닥에 깔려있었다

간신히 큰 통을 기울여 조리로 푼 후 분무기에 넣었다

근데 워낙 살충제가 바닥에 조금 남아있어서 인지, 흙이 썩여 있어 분무기가 막히었다

그래서 농장주에게 말을 했지만,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오히려 남은 살충제를 버린다.

농장주는 뭐든 물어볼 때마다 시 쿵둥 한 반응만 하며, 선글라스를 끼고 옥수수나 물건 파는데만 관심 있는 행동에 속상하다. 다음에는 양수리가정 주말농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해야겠다

인근 주말농장 주인은 첫날 국수도 삶아 주며, 따뜻한 이웃 간 정도 나눈다는데 그렇게 까지는 안 해도 처음 주말농장을 시작하는 도시 농부에게 도움이라도 주면 좋겠다.

아침부터 가서, 잡초뽑기, 웃거름 주기 까지는 미리 예상한 일이라 괜찮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배추에는 살충제를 주어야 하는 상황에 미리 준비해 주지 않아, 일일히 분무기 빨대를 빼서 뿌려야 하니, 이미 머리 위로는 해가 내리쬐고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신랑은 이미 지쳤는지,  한 번에 다 뿌리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하였고, 이런 말을 하는 신랑한테 화를 내었다

나중에 보니, 고혈압이 있는 신랑은 밭에서 있는 시간이 길자, 어지럽고 몸 컨디션이 안 좋은데, 나 혼자 애쓰는 모습도 안쓰러워 한번에 뿌리자고 했다고 한다.

나중에 서울에 도착하고, 오후게 되서야 주말농장 밴드에 살충제 준비했느니 주라는 메세지가 왔다. 이른아침에 출발하는 사람이 있는데 좀더 일찍 준비 해 두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오늘은 이래저래 상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배추한테는 최선을 다해  배추한테 웃거름과 살충제를 우여곡절 끝에 뿌렸으니, 잘 자랐으면 좋겠다.

솔직히 배추가 식용을 위해 기른다는 마음보다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 마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남의 자식 웃거름 주면, 나도 줘야  할 것같고, 남의 자식 살충제를 뿌려, 벌레 공격을 덜 받으면, 내 배추도 살충제 한번 이라도 더 뿌려주어 잘 자라길 바라는 부모마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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