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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꼭 잡아

꼭 잡아

by 인상파

꼭 잡아!, 이혜경, 여우고개


꼭 잡아


꼭: 꼭꼭 기억하자.

잡: 잡은 손 놓지 않기로.

아: 아무리 힘들어도 함께 하자.


고물고물한 애벌레들이 직립한 모습으로 등장하니, 흔히 징그럽다고 여겨지는 꿈틀대는 벌레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만이 떠오릅니다. “꼭 잡아!”라는 제목처럼 누군가를 챙기려는 마음이 다정하게 다가오지요. 혼자라면 감히 해내지 못할 일들을 함께라서 가능하게 하는, 그런 연대의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세상 구경이 처음인 애벌레 친구들은 땅 위로 올라와 낯선 세상 앞에 섭니다. 두려움 반, 호기심 반의 얼굴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용기를 냅니다. 나뭇잎 하나를 배로도, 우산으로도, 낙하산과 앵두 보자기로도 활용하며 하루를 재미나게 보내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들의 놀이처럼 자유롭고 신납니다.


이 그림책은 상상력과 모험심, 그리고 함께하는 놀이의 힘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하나의 자연물만으로도 얼마든지 즐겁게 놀 줄 압니다. 나뭇잎 하나에도 우정을 싣고, 상상을 실어 놀 수 있었던 시절, 풀과 돌멩이, 막대기만으로도 하루가 짧았던 어린 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자연과 더불어 노는 삶, 함께여서 더 큰 용기를 내는 마음이 그림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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