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無門)
문 없는 땅에서
문이 돼 오래 기다렸다
어둠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무덤 같은 문을 들어서자
내가 태어났다
내장 같은 세월을 통과하자
내가 죽었다
문 없는 땅에서
문이 돼 태어나고 죽었다
어머니
이제 그 문은 없습니다
돌같은 마음으로
저는 다시는 그 문을
통과하지 않을 거예요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에서
흙먼지를 들이마시며
영원을 꿈꾸는
먼지의 먼지가 되겠어요
문 앞에서 서성였습니다. 선뜻 들어서지 못했습니다. 문이라고 여겼지만 문이 아니었습니다. 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끝엔 나도 없었습니다. 한때 문 앞에서 무너지고, 문이 돼 가며, 더는 통과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두운 시절 먼지처럼 가라앉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