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의 다리
부재의 다리
바람은 떠난 자의 숨결로 울고
햇빛은 그림자의 무게를 안고 운다
죽은 자는 침묵으로 돌아갔으나
맥박이 뛰는 자는 눈물을 흘린다
숨결이 이어지는 한,
기쁨을 노래하고
사라진 것들을 애도하며
남겨진 것들의 무게를
두 어깨로 감당해야 하리
숨결이 이어지는 한,
어제의 손길을 그리워하며
오늘의 심장을 부여잡고
내일의 희망을 두려움 속에 묻는다
맥박이 뛰는 자의 울음은
사랑의 흔적이며
부재를 잇는 다리
숨결이 이어지는 한,
빛과 그림자를 함께 안은 채
아직 애도하는 자로 남아야 하리
이미 달려온 생을 뒤로 하고
차갑고 투명한 위안조차 없이
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리
어느 날 친구가 말했다. 죽은 이를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삶을 애도해야 한다고. 그 전도된 말에서, 그의 삶이 얼마나 힘겹게 지탱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그와 나는 삶에 특별한 애착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살다 보니 살아져서 살아가고 있는, 의욕상실의 이인일 뿐이다.
그는 세 살 수준의 지적 능력을 지닌 스물여섯 살 아들을 돌보느라 이미 몸이 탈진된 상태다. 그가 바라는 것이라고는 아들보다 하루라도 더 살고 가는 것. 그것은 바람이라기보다는, 장애 자식을 둔 어미가 끝까지 짊어져야 하는 책임 같은 것일 게다.
삶의 고락에서 낙은 없고, 고통이 압도적으로 누를 때 삶을 애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햇빛이 그림자의 무게를 안고 운다는 것은, 그런 삶의 비밀을 드러내는 은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