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으로 시쓰기 16

밤나들이 고양이

밤나들이 고양이, 달로브 이프카 지음, 김서정 옮김, 보림

밤나들이 고양이

밤: 밤중에 친구들과 모여서

나: 나들이를 떠나네

들: 들길을 따라 시냇물을 건너

이: 이끼 낀 너럭 바위를 지나면

고: 고즈넉한 소나무 아래 벤치 하나

양: 양은 냄비에 담아온 물고기 먹으며

이: 이슬 젖은 아침 해를 반기네

작가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밤이면 고양이는 무엇을 할까요? 야행성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우리 집 맹이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집 맹이는 제가 잠자리에 들면 거실을 돌아다니니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금방 제 곁에서 옹크리고 잠이 들지요. 때로는 곧장 제 곁에 엎드려 자기도 하고요. 맹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책에서처럼 고양이는 밤새 거리를 쏘다니는 줄만 알았을 거예요.  

농부는 밤이면 고양이를 집 밖으로 내놓습니다. 바깥에서 자라고 내놓은 것인데 고양이는 잠 잘 생각이 없는가 봅니다. 마치 잠자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같습니다. 고양이는 어둠속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니 농장 주변의 닭장과 헛간을 지나서 길섶의 너구리며 개구리를 구경합니다. 사람의 눈에 잡히는 어둠속의 사물과 달리 고양이 눈에 비친 사물은 불빛 아래에서처럼 따뜻하고 아늑해 보입니다. 모험은 숲을 지나 찻길까지 이어지는데 그 종착지는 친구들이 모여있는 마을의 뒷골목이랑 지붕 위랑 굴뚝이지요. 친구들을 만나 밤새 노래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다시 농부네 집으로 돌아오겠지요. 신나게 놀았으니 배를 채우고 낮동에는 코를 골면 잠이 들겠지요. 고양이의 눈으로 밤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그림이 독특하고 신비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