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들이 고양이
밤나들이 고양이, 달로브 이프카 지음, 김서정 옮김, 보림
밤나들이 고양이
밤: 밤중에 친구들과 모여서
나: 나들이를 떠나네
들: 들길을 따라 시냇물을 건너
이: 이끼 낀 너럭바위를 지나면
고: 고즈넉한 소나무 아래 벤치에서
양: 양은 냄비에 담아온 물고기 먹으며
이: 이슬 젖은 아침 해를 반기네
맹이와 함께 읽는 밤의 그림책
<밤나들이 고양이>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가득 담긴 그림책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달리, 바깥 고양이는 밤에 어떤 일을 하며 지낼까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더욱 반가울 것입니다. 고양이는 야행성이라곤 하지만, 우리 집 맹이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밤에 제가 잠자리에 누우면 어두운 거실이며 화장실을 돌아다니다가 장난감을 갖고 놀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도 제 곁 곁으로 와서 잠을 청하지요. 아들이 밤을 새는 날엔 그 옆에서 지켜주다가 밥을 먹기도 하고 어슬렁거리기도 하다가 함께 잠들곤 하죠. 책을 읽으면서 맹이의 밤중 행동들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그림책의 고양이는 어둠 속에서 눈을 반짝이며 농장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닭장, 헛간, 너구리와 개구리가 있는 길섶을 지나 숲을 건너 찻길까지 고양이의 모험은 험하고도 길지요. 그 종착지는 마을 뒷골목을 지나 지붕 위 굴뚝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 노래하고 이야기꽃을 피운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는 배를 채우고 코를 골며 잠이 들겠지요. 고양이의 눈에는 어둠도 따뜻하고 아늑하게 보인다는 설정이 인상 깊습니다.
이 책은 고양이의 시선으로 본 밤 풍경을 시적이고 신비롭게 그려냅니다. 작가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그림과 글에 스며 있어서 그림책을 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고양이를 애정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양이가 느끼는 밤의 정서를 포근하게 전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