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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부시카의 인형 16

바부시카의 인형

by 인상파

바부시카의 인형, 패트리샤 폴라코 그림‧ 글, 최순희 옮김, 시공주니어


바부시카의 인형


바: 바보같은 짓하지 말아요

부: 부끄러운 일이에요

시: 시치미 떼면 모를 줄 알았어요?

카: 카스테라처럼 부드럽게

의: 의젓한 군인처럼 굴면 좀 좋아요

인: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요

형: 형편없이 굴었던 점 반성해요


거울이 되어준 인형


‘바부시카’는 러시아어로 ‘할머니’라는 뜻합니다. 그림책 <바부시카의 인형>은 인형 하나를 통해 세대를 넘는 깨달음과 사랑을 전합니다. 어릴 적 단 한 번만 갖고 놀았다는 인형을 손녀 나타샤에게 건네며 할머니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지요. 할머니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인형에 마음을 빼앗긴 나타샤는 할머니가 외출하자 혼자 남게 되면서 아주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나타샤가 인형을 갖고 놀자, 인형은 살아 움직이며 낮에 나타샤가 할머니에게 했던 행동을 고스란히 되짚습니다. 그네를 태워달라, 염소 수레를 끌어달라, 쉬지도 못하게 떼를 쓰는 인형은 거울처럼 나타샤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지요. 결국 인형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는 나타샤는 울음을 터뜨리고,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우는 손녀를 따뜻하게 감싸며 “그건 나쁜 꿈이란다.”며 달랩니다.


이 그림책은 고집을 부리는 어린이에게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는 작품입니다. 고집불통의 아이에게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떼쓰는 손녀를 나무라기보다는 직접 경험하도록 하고 훈계하기보다는 공감으로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 인형의 마법은 단 한 번으로 충분했겠지요. 다음 세대의 아이를 기다려야 했겠지요. 패트리샤 폴라코 특유의 강렬하고 생생한 그림은 인형이 살아 있는 듯한 환상과 감정의 흐름을 더욱 실감 나게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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