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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상파 Jan 28. 2024

책제목으로 시쓰기 17

바부시카의 인형

바부시카의 인형, 패트리샤 폴라코 그림‧ 글, 최순희 옮김, 시공주니어


바부시카의 인형


바: 바보같은 짓하지 말아요

부: 부끄러운 일이에요

시: 시치미 떼면 모를 줄 알았어요?

카: 카스테라처럼 부드러운 음성

의: 의젓한 군인처럼 굴면 좀 좋아요

인: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요

형: 형편없이 굴었던 점 반성하세요


‘바부시카’는 러시아어로 할머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 책 제목은 ‘할머니의 인형’이 되겠네요. 할머니에게 인형이라니, 아이들이 갖고 노는 인형과는 뭔가 색다른 점이 있을 것 같네요. 할머니도 한때는 어린 소녀였을 테고 인형을 갖고 놀던 시절이 있었겠지요. 무슨 사정으로 할머니는 어릴 적 그 인형을 딱 한 번만 갖고 놀았던 것일까요. 할머니는 집안일로 무척이나 바쁩니다. 빨래도 해야지, 그걸 빨랫줄에 널어야지, 염소 먹이도 줘야지, 점심도 차려야지, 일이 많지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어린 손녀 나타샤는 할머니에게 그네를 밀어달라, 염소 수레를 태워 달라하며 떼를 쓰며 조릅니다. 할머니가 바쁜 것을 알면서도 제 고집만 부리지요. 점심을 먹다가 선반에 놓인 인형을 발견한 나타샤는 그것을 갖고 놀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요. 

꿈일까요? 현실일까요? 할머니가 집을 나가자마자 인형이 살아 움직이니 말이에요. 인형은 나타샤와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다가 나타샤가 할머니에게 생떼를 썼듯, 그네를 밀어달라, 염소 수레를 태워달라 하면서 나타샤를 조르며 힘들게 하지요. 마구 부려 먹고 잠시도 쉬지 못하게 하는 인형 때문에 나타샤는 눈물을 터뜨리고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그런 손녀를 달래며 나쁜 꿈을 꾼 거라고 하지요. 고집불통의 아이에게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인형은 한 번으로 족할 테니 나타샤도 할머니처럼 더는 인형을 갖고 놀지 않겠지요. 패트리샤 폴라코의 그림은 너무나 독특해서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주인공들의 생동감 있는 표정과 컬러풀한 색감은 이 그림책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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