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학습의 시행착오

by 호모 비아토르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첫째 아이 학습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이 몰려왔다. 빨리 자기 주도 학습이 되어 내가 복직할 때쯤이면 혼자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교회에서 하는 메타인지 학습관은 3월부터 시작해서 그해 말까지 보냈다. 이것은 첫째 아이에게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히는 꼴이었다. 아이가 힘겨워하는데도 부모가 만족하면 됐다는 식으로 합리화했고 결국은 아이 입에서 "죽고 싶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개인적인 욕심과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어리석음에 후회하며 학습관을 끊었다. 아이의 정신건강과 학습에 관련한 책을 수십 권 빌려 12월, 1월 두 달 동안 읽어 내려갔고 나의 무지를 다시 한번 깨달으며 자녀양육과 학습에 대한 개념을 세워 나갔다.


제대로 된 자녀양육은 무엇일까? 처음 육아휴직을 할 때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냄으로써 부모의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건 워킹맘일 때에 죄책감을 줄이는 방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양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질적으로 좋은 관계와 소통이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자녀에 대한 건 무지하면서 전문가, 옆집 엄마들의 소리에만 귀 기울였었다. 자녀가 어떤 아이인지 관찰하고 지켜보고 그들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주는 엄마가 되었어야 했다.


아이들과 직접 부딪히고 갈등을 겪으면서 건강한 자녀양육의 기준을 세워 나가기 시작했다. 옆집 아이를 비교대상으로 삼지 말고 아이의 특별함, 성향을 파악해서 아이에 맞는 것을 찾아주고 발견해서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몫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부모의 섣부른 욕심과 기대가 자녀를 망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문제 상황에서 아이가 고쳐야 할 부분, 변화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했던 어리석음을 자책했다. 아이가 변화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먼저 변화되어야 함을...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무엇보다도 부모인 내가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점검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결국은 문제는 자녀가 아니고 나였고, 나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됨을 알았다. 그러한 깨달음 뒤에 비로소 우리 아이들이 부족한 엄마를 만나 고생하고 있음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나의 실수와 착오를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엄마가 미안해. 오늘 화내서. 엄마도 사람이라 실수해. 실수 안 하려고 노력해볼게”

2020년 코로나의 기습과 동시 큰아이와 나는 엄마표 학습에 들어갔다. 2020년 1년은 엄마표 학습에 대한 시행착오의 한 해였다. 돌이켜보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달래도 보고, 엄포도 놓고 갈팡질팡 오르락내리락 한 해였다. 코로나로 학교 등교를 하지 않고 둘째 역시 등원을 거의 못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이들과 부딪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솔직히 말하면 내 민낯을 아이들에게 드러내는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24시간을 함께하는 날이면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괴물이 튀어나와 아이들을 잡아먹을 듯이 대하곤 했다. 짜증내고 혼내고 돌아서서 후회하면서도 그 행동이 반복되었다. 그럴 때면 나 자신이 싫어지고,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나 자신에게 “이러려고 휴직했니?”라고 자문했다. 도저히 이렇게 하다간 나와 두 아이들 모두 망치겠다 싶어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전 05화전업주부의 첫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