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018, 2019, 2020, 2021...
2017년 11월 휴직을 했는데 년수를 계산해보니 벌써 5년 차 휴직 중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 그 무수한 시간들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성장했는가를 되돌아보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휴직 전의 불완전하고 두렵고 힘들었던 시절에서 이보다 좋을 수만은 없을 정도로 안정되고 평안하고 지루하기까지 한 지금의 삶들은 나에겐 기적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그렇다고 휴직의 일상이 늘 행복하고 기쁜 것만은 아니다. 다만 휴직 후의 시간을 돌아보면 살아온 인생을 되짚어보고 지금의 삶을 자각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잡는데 큰 힘이 되었다. 숨 가쁘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 때는 보지 못하던 것들이 숨 한번 고르고 멈춰 서서 보게 되는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휴직 전에는 나같이 활동적인 사람이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매일 뭘 하며 보낼까? 회의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쉬다 보니 천천히 삶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었다. 내가 뭔가를 하지 않아도 내가 존재하고, 내가 드러나지 않아도 나는 나로서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왜 그렇게도 불안해하고 두려웠을까? 난 늘 뭔가를 해야 하고 뭔가를 이루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는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내가 애쓰지 않아도 내가 있을 자리에 있을 때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아이들은 4세, 7세에서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어 스스로 옷을 입고 사소한 간식은 알아서 챙겨 먹는다. 어느덧 첫째는 4학년, 둘째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혼자 등교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함을 느낀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빛도 조바심과 불안에서 이제 한 발자국 물러나 아이와 적절한 거리두기를 하며 아이를 관찰하고 살핀다. 아이가 나아갈 방향을 잡아주고 삶의 경계를 잡아주고 있다. 때론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의 불덩이를 아이들에게 던지기도 하지만 후회하며 아이에게 다가가 용서를 구한다. 나는 여전히 불완전하고 서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