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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문 Oct 27. 2024

부모를 위한 제도들이 계속 마련되니 다행인데

그런데 부족해 뭔가 부족해


출생률 0.7.

출생률 최저의 나라, 대한민국.



출생률 줄어들고 인구가 줄어든다는 보도는 이미 십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요 몇 년 사이에 아주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사회문제, 국가문제가 된 듯 하다.

100만 명이 태어나 베이빔 붐을 이뤘던 1960년대를 지나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 출생률은

한 명만 낳아 잘 키우자는 산아제한정책기를 지나 지금에 이르렀다.


1980년대에 태어난 내가 그저 단순히 보기만 해도 한 교실에 4,50명이 있던 것이 이제는 스무 명 안팎의 학생으로만 채워지고

한 가족 4명이 지극히 평균이자 보통이라고 생각되었다가 이제는 외동이 더 흔한 시대가 되었다.

80만명이 보던 수능은 50만 명 이하가 응시하는 시험이 되었고 폐교하는 초등학교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출생률 저하, 저출산이라는 것은 이제 말하면 입 아픈 문제가 되었다.

여러 전문가들이 계속 입을 모아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정부에서 여러 정책과 제도를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 역시 그런 제도의 힘을 빌려 가정과 육아에 더 힘을 쏟을 수 있었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텐데

그 중 하나는 아이를 낳고 나서 닥치게 되는 상황의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아이를 낳아도  키우기 어렵다는 것 말이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고 싶어도 아이를 낳았을 때 이 아이를 돌보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출산을 가로막는 하나의 장애가 된다는 말이다.

특히 신생아 시절부터 미취학 아동 때까지는 부모(또는 이제 준하는 사람)의 돌봄과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할텐데 이마저도 당연히 쉽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아이를 가지는 것부터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높은 집값, 무서운 교육열, 서울 중심의 문화/교육/직장 집중, 물가 상승 등등의 저출산의 다른 원인들도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너무 클리셰 같은 말이지만 생각해보자.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진 직장인이 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키며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맡겨 둔 아이를 데리러 가려고 뛰어가고, 아이가 아프다거나 사고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도 바로 직장에서 나갈 수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리며, 회사일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면서도 아이와 가정을 위해 퇴근 후에도 집안일과 육아에 힘쏟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의 몇 배를 다해 노력하는 모습은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물론 다들 이렇게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도 다들 이렇게 살아서 대를 이어왔다.  그런데 다들 이렇게 사는 것이 보통이라고 해도, 이렇게 사는 게 정답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여하튼 정부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러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예전보다 출산휴가도 육아휴직도 사용하기 더 쉬워졌고 (여전히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내가 사용하는 것처럼 단축근무도 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해주고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애쓰는 기업에 여러 혜택을 주는 등의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육아를 해야 하는 여성을 배려하는 기업들의 장점을 홍보해주는 기사도 여럿 볼 수 있더라.



어머님 세대, 옛날과 비고하면 참 좋은 세상이 되었다 싶겠다.

여성들이 일도 잘 할 수 있고, 인정도 받고, 아기를 낳으면 여럿 제도들이 뒷받침해주고, 집안일도 가전 제품들이 잘 도와주니 말이다. 사회에서 인식도 많이 바뀌어서 여성의 부담을 많이 덜어주는 남자들과 제도와 제품들이 많아졌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아이를 가지니 일을 걱정하고, 일을 걱정하니 아이가 미뤄지는 상황을 여럿 본다. 제도도 지원도 응원도 많은데 아직은 힘든 일인가 싶다.



여러 정책들 중에 피부로 닿는 것들이 더 많아지고 기업과 사회와 사람들의 도전이 뭉치고 관심이 많아질수록 점점 살기 좋은(=아이 낳고 기르며 일하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

그래도 내일은 조금 더 희망찰 거란 기대는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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