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위한 단축근무는 언제까지 해야할지
육아를 목적으로 시간선택제라는 근무형태를 정해서 하고 있는 중이다. 주 20시간 근무로 일하는 시간을 절반으로 잘라서.
덕분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 자식을 직접 내손으로 돌보고 가정을 돌보면서 가정과 근로의 사이에서 나름 현명하게 시간을 배분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까지 육아를 목적으로 한 단축근무를 하는 게 좋을까?
다시 말해, 언제까지 내 아이에게 일보다 더 시간을 투자해서 돌봐주는 게 좋을까?
별다른 제한이 없고 문제가 없다는 전제 하에
욕심대로라면 정년퇴임까지는 하면 좋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나의 욕심일 것이고
적어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이 근로 조건을 유지하고 싶다.
많은 일하는 여성들이 퇴직을 생각하게 되는 때가 있다.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이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이다.
특히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대개 아껴둔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퇴직하게 되는 수순을 많이 밟기도 한다.
그건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부모의 손길이 더 많이 필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 선배의 말을 참고해 보면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잘 넘길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어린이집의 경우만 생각해 보아도 필요하면 아침 7시반부터 저녁 9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대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출근하여 일을 해야 하는 맞벌이 직장인의 경우 이 긴 시간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그런데 초등학교는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 1학년은 점심도 먹지 않고 하교한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교에 머무는 시간은 늘어나겠지만, 일단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일찍, 한낮에! 한창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에! 하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부모는 대개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일찍 하교하는 아이에게 집에 알아서 가서 시간을 보내라고 할 수는 없으니 학원을 보내 오후 시간을 떼우게 하거나, 아니면 아이를 돌보기 위해 부모 둘 중 한 명이(보통은 여성이) 퇴직하고 아이를 담당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의 성장과 인생에서 환영하고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고민과 희생의 시간을 요하는 때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육아휴직을 아꼈다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때에 꺼내어 쓰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이미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라면 결국 아이를 학원에 보내어 오후 시간을 보내게 하거나 조부모나 이웃의 도움을 받아 하교를 시키게 될 것이다. 아니면 정말 퇴직을 하고 아이를 돌보거나. 나의 경우, 아직 육아휴직을 아껴두고 있어서 초등학교 입학시 필요하면 쓸 생각이지만 앞일은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 직장에도 미안함이 커진다. 당연한 권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어쩌면 내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축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생기고.
그렇다면 휴직보다는 근로시간만 줄여서 일하는 게 낫지 않을까.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근로시간을 줄여 일할 수 있다면 나는 내 일도 하고 아이 돌봄에도 시간을 배분하면서 일과 육아(가정)의 균형을 어떻게든 잡아보고 싶다.
그래도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아기 때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될테니 지금처럼 주20시간이 아니라 주35시간 정도로 근로시간을 조정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일도 엄마에게는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