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네건축가 Jan 20. 2022

뜰집 이야기

건축을 한다는 것은... 01

   건축을 한다는 것은 큰 책임감이 따르므로 사실 참 무서운 일이다...

사회적으로 걱정스러운 뉴스를 차지할 때가 많다.  최근처럼 광주 아이파크 공사현장 붕괴사고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많이 무겁다. 건축은 거주하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장기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번 경우처럼 사용 이전, 건설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종합적으로 안타까운 사건이다. 우선 치명적인 인명 피해와 공정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구조적인 문제와 회복을 위한 기술적인 문제들이 한꺼번에 보여서 안타까움이 크다.  

   우스갯소리처럼... 큰 빌딩을 지나면서 참여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저 건물! 내가 올렸어"라고 자랑한다고 한다. 기획, 설계, 분양, 구조, 시공, 인테리어, 조경, 청소, 관리... 등 어떤 일을 하든 사회적 책임감이 적을 순 없지만, 각자 일부분에 참여하고 그 참여한 종합이 건축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각자 재질이 다른 작은 끈들을 묶고 묶어서 줄다리기할 수 있는 길고 튼튼한 동아줄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것인데... 그중 하나라도 대충 하면 끊어질 수밖에 없는데... 한 번씩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고 있는 일의 종합적이고 최종적인 목표가 안 보이면 지금 하는 일에서 벌어지는 잘못을 묵과하고 지나치게 되는 것이다. 허술한 한 곳이 결국 전체를 위협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어디 건축뿐이겠는가.. 마는.. 건축은 더 치명적이다. 더 높고 더 넓은 건축이 되면서 그 위험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건축물의 화재가 잦아지면서 그 경각심이 더 높아진다. 거주하거나 작업하는 사람에 대한 고려가 건축이 주는 이익 창출 의지보다 작아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규모가 큰 건축물의 설계를 많이 한 선배들 중에는 악몽을 한 번씩 꾼다고 한다. 설계한 건축물에 문제가 생겨서 호출당하는 악몽. 내가 체크하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생길까 봐 몇 번이고 더 점검하고 검수해야 한다. 

  건축을 한다는 것은 사실 그 행위에 대한 애착을 담은 말이다. 우리는 '건축을 한다'는 말을 애정 한다. 건축 창작의 희열과 실현의 감동을 포함하고 그 책임감의 무거움을 기꺼이 질 의지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사건이 터질 때는 심각하게 고민한다. 이번에 꼭 바로잡아야 할 문제들을.

작가의 이전글 뜰집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