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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May 05. 2023

봄비

봄비를 즐기다

비가 오는 날에는 커피숍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여유를 부려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다.

뭐가 그리도 바쁘게 살았는지 이런 작은 일상조차도 누리지 못하고 살았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한다.

봄비님의 영향도 있나 보다.

따뜻한 커피향과 함께 창가에 비치는 빗방울과 봄꽃들의 향연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 근처에 스타벅스에 생겼다. 스타벅스에서 책도 보고 혼자 시간강사 강의 준비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 모처럼 스타벅스에 가게 되었다. 스타벅스는 혼자 있어도 어색하거나 주인장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언젠가는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고 있는데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며 쫓겨난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스타벅스에서는 자유롭게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봄비라는 주제로 모닝페이지 글을 써야 한다.

비하면 떠오르는 것이 직업의식으로 걱정부터 앞선다.

정신장애인들의 봄비는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환절기에는 더욱더 민감해지고 체력적으로도 떨어지면서 마음의 병도 깊어지기 때문이다.

 

p 씨는 이어폰을 끼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을 욕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꾸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려서 괴로워한다.

병원에서 장애인 지원 사업으로 내시경실에서 업무보조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자신을 흉보는 것 같다고 하는 것 때문에 힘들 때가 많지만 반나절 근무하고 월급도 제법 받고 있어서 그만한 직업이 없다고 하면서 나름 열심히 다니도 있다. 그런 그녀가 퇴근하고 오면 긴장된 마음이 풀리게 되면서 자신이 마음속에 있는 말을 여과 없이 내뱉어 낸다. 특히 이런 환절기에는 더욱더 민감해지고 화를 자제하지 못하고 주변의 약한 사람들에게 폭언을 퍼붓기라도 하면 전체적으로 들썩해진다. 시설에서는 한 명이 마음의 병이 깊어지면 서로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미노처럼 한 명이 짜증을 내면 전체적으로 들썩 거리게 된다.


환절기를 잘 지내기 위해 나름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 보고 있다.

봄비가 내리는 날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기도 한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들과 외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좋아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스트레스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커피숍에서 바라보는 봄비는 커피향과 함께 음악도 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우울한 봄비가 아닌 여유를 즐기는 봄비를 올해는 맞이해 보려 한다.

그렇게 우리는 환절기에 봄비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여름을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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