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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Jun 29. 2023

첫만남

필요한 것은 사랑 하나뿐

소화자매원과의 첫만남이 생각난다.

병원에서만 15년정도 일을 하고는 가족의 아픔을 이겨내보고자 정신과를 선택했다.

그런 와중에 카운슬러 아카데미교육과정에서 수녀님을 알게 되었다 

사랑으로 가득한 수녀님이 계시는 소화자매원은 내 인생 후반기에는 삶의 터전으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간호사 모집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하게 되어 3일간의 실습과정을 거치고 당연히 될 줄 았았으나 낙방이었다.

그 뒤로 소화자매원은 나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3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날 간호사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선생님 내가 몸이 많이 아파서 퇴사하게 되는데 이간호사님이 와준다면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라고 한다.

난 병원에서 수간호사로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어서 거절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시 이력서를 제출하여 도전하게 되었다. 

나와 소화자매원과의 첫만남은 힘들게 시작되었다.

시설에 계시는 정신장애인분들의 첫만남이 기대되었다. 

이모님이라는 호칭으로 대하는 것도 생소하고 처음에는 어색했다. 

원장수녀님은 필요한 것은 사랑하나뿐이라고 한다. 

첫 근무하는날 이모님이 울고 계셔서 무슨 일인지 묻자 갑자기 주먹으로 얼굴을 가하는 것이다. 

난 그 순간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워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 뒤로 이모님들에게 다가가기가 무서웠다. 

환청이 들려서 울고 있는 이모님은 내가 다가가서 말을 거닌까 환청으로 착각하고 주먹으로 때린것이었다. 귀에서 자신을 죽으라고 하는 환청으로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모님은 안정을 찾은뒤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는 혼자 울고 있었다.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고 스스로가 싫었던 것이다. 

난 이유를 알았지만 내 마음의 문의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렇게 이모님들과의 첫만남은 두려움으로 시작되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이모님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쌓트게 되었다.

수녀님이 필요한 것은 사랑 하나뿐이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돠었다. 

사랑을 받지 못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이모님들에게 조건없는 사랑이 답이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한다. 

왜냐하면 내가 준만큼 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내려놓으면 마음의 여유라는 것이 생기게 된다. 

만남은 마주보는 일이다. 나를 만나고 그들과 함께 걷고 웃고 감동하는 일이다. 

소소하지만 서로에게 주어진 축복된 시간이 사랑이라는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만남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어떤 것으로 채울지는 나의 선택이다.

필요한 것은 사랑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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