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나무는 겨울에
겨울을 생각한다
가로등 아래 서성이고 있는
안개를 본다
토해 놓은 한숨을 본다
내리는 눈을 맞으며
어둠 속에서 오래 서 있는 건
길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어떤 나무는
사무치는 서러움으로 겨울을 보낸다
2
어떤 나무는 겨울에
봄을 생각한다
아득히 멀지만 가까이 있어야 하는
기억을 꺼낸다
그것이 배설한 추억을 줍는다
내린 눈들은 가지를 덮고
꽃눈을 감싸
춥지만 황홀했던 그 시간 속에
서성이고 있다
어떤 나무는
봄의 기억으로 겨울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