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진달래

by Bellhoon

노을이 핏빛으로 낭자할 때

진달래 몇 송이 꽃망울 터뜨린다

사위는 흙갈색으로 변해가는데

때 이른 진달래에 마음 아프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둥글게 순리대로 살라시던

메마른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시 박히는 시간


홀로 핀 진달래

자랑으로 먼저 핀 것이 아니리라

뜨거운 가슴 견딜 수 없어

봄소식 세상에 알리고 싶어

그러했으리라


남과 다르다는 건

그들과 같을수 없다는 건

혹독히 지불해야 하는 채무

삭풍에 흔들리며 몸서리치고 있다


그럼에도

겨울의 심장에도 봄은 뛰고 있다고

어둠이 길어도 빛은 머지않았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으리라



대학시절 삭발을 하고 나타난 나에게 어머니는 "남들은 가만있는데 뭐 하러 나서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긴 한숨을 지으셨다. 이른 진달래꽃을 보며 그때를 추억했다. 미안하고 부끄러워진다.


이전 08화바람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