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핏빛으로 낭자할 때
진달래 몇 송이 꽃망울 터뜨린다
사위는 흙갈색으로 변해가는데
때 이른 진달래에 마음 아프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둥글게 순리대로 살라시던
메마른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시 박히는 시간
홀로 핀 진달래
자랑으로 먼저 핀 것이 아니리라
뜨거운 가슴 견딜 수 없어
봄소식 세상에 알리고 싶어
그러했으리라
남과 다르다는 건
그들과 같을수 없다는 건
혹독히 지불해야 하는 채무
삭풍에 흔들리며 몸서리치고 있다
그럼에도
겨울의 심장에도 봄은 뛰고 있다고
어둠이 길어도 빛은 머지않았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으리라
대학시절 삭발을 하고 나타난 나에게 어머니는 "남들은 가만있는데 뭐 하러 나서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긴 한숨을 지으셨다. 이른 진달래꽃을 보며 그때를 추억했다. 미안하고 부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