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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 기쁨은 희망이 된단다.

by 분홍소금
크리스마스 소년 대문.png

11월은 과연 무미건조한 달일까요? 개인적으로는 그 반대입니다.

저에겐 11월에 크리스마스가 이미 와 있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만 봐도 설렙니다.

그래도 성탄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12월이 시작되면 성탄 영화를 챙겨 보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냅니다. 새로 나온 영화든 옛날에 봤든 영화든 가리지 않지요. 성탄 영화 몇 편으로 크리스마스를 잘 보낼 수 있는게 얼마나 근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연재할 영화는 성탄영화입니다. 내친김에 12월연말까지 5차례에 걸쳐 성탄 영화로 직진하겠습니다. 모두모두 성탄의 기쁨을 가득가득 채울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첫번째 순서는 2021년 11월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하여 현재까지 스트리밍하고 있는 영화인데,

길 키넌 - 감독

매기 스미스 -루스 할머니 역

헨리 로풀 - 니콜라스 역

짐 브로드벤트 - 왕 역

토비 존스 - 파더 토포 역

샐리 호킨스 -엘프헬름의 지도자 디멜자 역 입니다.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더 흥이 난답니다


크리스마스 소년.jpg (사진출처, 넷플릭스 공식사이트)

바쁜 아빠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가 좋아하던 루스 이모님이지요. 할머니는 아이들을 앉혀 놓고 이야기를 들려 주겠다고 합니다.

-이야기는 왜 들어야 하죠?

-우주는 원자가 아니라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옛날 옛적에, 그 누구도 크리스마스를 모르던 시절에 핀란드의 한 숲속, 오두막에서 니콜라스라는 평범한 남자애가 아빠와 함께 살았습니다. 아빠는 가난한 나무꾼이지요. 숲속에는 니콜라스와 아빠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곰도 살고 사냥꾼도 함께 삽니다. 엄마는 2년 전에 죽었습니다. 곰 때문에요.


입에 겨우 풀칠할 정도로 가난하게 살고 있었지만 니콜라스는 희망 부자입니다.

희망은 엄마가 니콜라스에게 남긴 유산이지요. 희망의 진원지는 엘프헬름입니다. 엄마는 니콜라스에게 밤마다 엘프헬름 이야기를 해 주었다지요.


어느날 왕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힘든 시기에 앞으로 나아가게 할 마법의 불씨, 희망을 되찾아줄 무언가를 찾아오라고 합니다. 성공을 하면 큰 상을 주겠다고 해요.

니콜라스의 아빠는 국왕이 내린 임무를 맡고 싶어합니다. 보상을 받으려고요.

아빠는 자기가 없는 동안 니콜라스를 돌봐 주기로 한 누나가 도착하자 원정대와 함께 떠납니다.

아빠의 누나, 카를로타 고모는 아빠가 있을 때는 상냥한 척 하지요. 역시 아빠가 떠나자마자 본색을 드러냅니다.

-얼른 나가 이 요괴야.

바깥은 겨울이라 눈이 쌓여 있습니다. 하릴없이 쫒겨난 니콜라스는 생쥐 미카와 함께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만든 가림막 안에서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소년1.jpg (사진출처, 넷플릭스 공식사이트)

2주~3주 정도 걸릴거라던 아빠는 몇 주가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는데 카를로스 고모의 학대는 나날이 심해집니다.

고모는 니콜라스가 아끼는 순무 인형으로 수프를 끓여 버립니다. 아빠를 욕하고 엄마를 모욕하지요.

엘프 따위 없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잖아. 엘프헬름 같은 곳은 없어.


게다가 고모 때문에 아버지가 남기고 간 소중한 빨간 모자의 귀퉁이를 태워 먹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태워 먹은 모자의 안감에 엘프헬름으로 가는 지도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니콜라스는 엘프헬름으로 가는 지도를 아빠에게 전해주기 위해 오두막을 나옵니다.

크리스마스 소년2.jpg (사진출처, 넷플릭스 공식사이트)


크리스마스 소년3.jpg (사진 출처, 넧플릭스 공식사이트)

춥고 배고픈데 가도 가도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낙심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지요.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엘프헬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립니다.

-나는 이제 마법을 믿지 않는 것 같아.

바로 그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생쥐 미카가 사람의 말을 하기 시작하지요. 수다쟁이가 된 미카를 보며 니콜라스는 힘을 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난데없이 순록의 공격을 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피하려고 올라간 나무에서 순록을 내려다 보는데 순록의 엉덩이에 화살이 꽂혀있습니다. 니콜라스는 나무에서 내려와 꽂힌 화살을 뽑아줍니다.



잘가 라고 인사를 하는 데 순록이 가지 않습니다. 옛 이야기에서 나오는 것처럼 은혜를 갚으려는 듯 순록은 자신의 등을 들이댑니다. 니콜라스와 생쥐,미카, 순록 블리첸은 엘프헬름을 향한 좋은 공동체가 됩니다.

-저기 봐, 뾰족한 산이 보이지? 저건 잠자는 거인들이야, 엘프헬름이 가까워 지고 있어.

그런데 엘프헬름이 보여야 할 산의 반대편은 눈만이 자욱할 뿐입니다. 엘프헬름이 보이지 않자,

너무도 지친 니콜라스는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지고 말지요.

니콜라스는 눈 속에서 점점 얼어붙고 있을 따름이었지요. 니콜라스의 여정은 여기까지 인가 했는데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귀가 이상하게 생겼어,인간이군요.

-어려운 자는 반드시 도와야지, 그가 인간이라도

파더 토포는 할아버지 요정입니다. 그는 드림윅으로 니콜라스를 살려냅니다.

-드림윅은 희망의 마법이지, 네가 강인하고 따뜻하고 항상 안전하길 희망했지.

그리고 덧붙입니다.

-뭔가를 보려면 믿어야 해 온 맘을 다해서 믿어봐.

드디어 니콜라스의 눈앞에 엘프헬름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니콜라스는 난데없이 쫒기는 신세가 됩니다.

-혼란스러워요, 엘프헬름은 가장 행복하고 마법 같은 곳인 줄 알았어요.


니콜라스가 본대로 엘프헬름의 분위기는 살벌합니다. 니콜라스의 아빠가 속한 원정대가 와서 엘프 소년 리틀캅을 납치해 갔기 때문입니다. 엘프헬름의 지도자 디멜자는 인간에게 앙심을 품고 있습니다. 새로운 규칙도 만들었지요. 크리스마스를 금지 시키고 절대로 인간을 데려와선 안된다는 규칙도 만들었지요.

경계를 풀고 파티를 하는 일은 없어, 방심하는 일도 없을 거고, 노래도 없어. 스키클 춤도 금지, 친절,기쁨, 크리스마스도 더 이상 없어.



니콜라스는 곧 경비병들에게 잡혀서 뾰족 탑에 갇히고 말지요.

-아빠만 찾으면 오해가 다 풀릴 거예요.

갇혀있는 뾰족 탑에 나타난 장난꾸러기 엘프 픽시의 도움으로 니콜라스는 엘프헬름을 빠져나와 납치된 리틀캅을 데려다 주기 위해 아빠를 찾아 나섭니다.

아빠를 찾아 온종일 헤메던 미카와 블리첸과 니콜라스, 세 친구는 드디어 숲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발견합니다. 연기 근처에서 납치된 리틀킵이 갇혀있는 것도 보게 되지요.

니콜라스는 드디어 아빠를 만났습니다.

-엘프를 납치할 거라고는 말 안 했잖아요.

-다 널 위해서다, 니콜라스.

-왕은 희망을 바라셨는데 이게 무슨 희망이죠?


깊은 밤이 되자 아빠가 니콜라스가 묶여 있는 곳에 나타났습니다. 아빠가 와서 니콜라스를 풀어주고 갖고 온 열쇠로 엘프도 꺼내줍니다.

-여기까지 찾아온 건 잘못된 선택이지만

내 아들이니까 나는 언제나 네 편이다.

순록을 타고 리틀 킵을 엘프헬름으로 데려다 줘

그런 다음 오두막까지 계속 남쪽으로만 가.



니콜라스는 블리첸을 타고, 아빠는 블리첸과 연결한 썰매를 탑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탈출에 성공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빠와 아들이 막 떠나려는데 원정대 무리에게 들키고 맙니다.

사냥개와 무리들이 니콜라스와 아빠를 붙잡으려고 바짝 뒤따라옵니다.

-더 빨리 블리첸, 할 수 있어 블리첸 마법의 힘이 있잖아, 블리첸 제발 날아줘

-나 때문에 뜨지 못해,사랑한다 니콜라스

넌 착한 마음이 가득하단다 .그게 제일이지

아빠는 블리첸에게 매달린 밧줄을 끊어버리지요. 아빠를 실은 썰매는 그대로 낭떠러지로 추락합니다


블리첸은 리틀킵과 니콜라스를 태우고 날아오릅니다.

니콜라스가 킵을 데리고 엘프헬름에 나타났습니다.


크리스마스 소년6.jpg (사진출처,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파더 토포와 함께 킵의 부모를 찾아갑니다. 리틀킵이 돌아오자 엘프헬름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리틀킵의 부모님은 고마움의 표시로 니콜라스에게 가장 좋은 팽이를 선물로 줍니다.

-팽이 더 만들 수 있을까요? 엄청 많이요. 커튼도 빌릴게요.

니콜라스의 부탁으로 엘프헬름의 마을 사람들 모두가 나서서 장난감과 초콜릿을 만듭니다.


-가봐, 이제 엘프헬름은 네 집이야

-가서 우리를 빛내줘

파더 토포가 작별 인사를 합니다.


니콜라스는 블리첸과 함께 밤하늘을 날아갑니다. 맨 처음으로 간 곳은 어디일까요? 네 맞아요

임금님이 사는 왕궁입니다.

왕이 자다가 일어나 묻습니다.

-넌 누구냐? 가방엔 뭐가 들었지?

-희망, 마법과 놀라움요.

찾으시던 걸 가져왔어요 희망의 불씨요.

-아 그거? 거의 포기 상태였어.

니콜라스는 왕에게 팽이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서

왕과 함께 선물 보따리를 메고 날아가 굴뚝을 타고 내려가서 잠든 아이들 이불 위에 선물을 나눠주지요,

크리스마스 소년7.jpg (사진출처, 넷플릭스 공식사이트)

왕이 말합니다.

-새로운 걸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이미 가지고 있던 걸 기억나게 해 줬구나.

왕은 니콜라스 덕분에 자기가 찾고 있던 희망은 자기 안에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임을 알게 되었지요.


루스할머니가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애정의 표시로 선물을 해, 그러고는 모두가 기쁨을 나누지

그 기쁨은 희망이 된단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날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한편으론 신앙의 여정을 닮았습니다.



자녀의 믿음은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지요. 엄마는 엘프헬름을 믿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저녁마다 엘프헬름의 이야기를 해 주지요. 그런데 엄마는 곰에게 죽습니다. 믿음 있는 엄마의 죽음이 어이없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마치 출애굽을 한 모세를 비롯한 광야 1세대가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 가나안을 보지 못하고 죽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엄마가 아들에게 물려준 믿음의 유산은 찬란하게 열매를 맺습니다. 물론 열매를 맺으려면 쉽지 않은 과정이 있어야 했지만요. 카를로스 고모가 좋은 분이어서 고모와 오두막에서 알콩달콩 지냈다면 엘프헬름은 그대로 묻히고 말았을 것입니다.

카를로스 고모는 고모라는 말이 무색하게 니콜라스를 학대합니다. 급기야 아빠가 니콜라스에게 준 모자까지 태워 먹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모자를 태운 자리에서 엘프헬름으로 가는 지도가 나옵니다. 엘프헬름의 지도를 발견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못돼 먹은 고모 덕분입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우리를 괴롭히는 내 주위의 가까운 사람이 엄청난 반전을 가져오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이집트의 학대로 이스라엘이 출애굽 하였듯이 니콜라스도 고모의 학대가 극에 달했을 때 비로소 오두막을 나옵니다. 니콜라스의 출애굽이지요.


엘프헬름은 혼자 갈 수 없습니다. 어림도 없지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생쥐와 말 못하는 순록이지만 니콜라스 때문에 살아난 이들은 니콜라스와 강한 공동체가 되었지요.

니콜라스의 엘프헬름에 대한 믿음이 늘 굳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망망대해 같은 눈 덮인 숲 속밖에 보이지 않으니 그의 믿음도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지요. 미카가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마법의 힘을 믿는 믿음을 되찾기에 충분한 기적이었지요.

믿음의 여정에서 돕는자와 기적은 좋은 옵션입니다.


니콜라스가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한 가지 미션이 더 남았습니다. 사람들이 납치해간 리틀캅을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까지 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고난이도 킬러 문항입니다. 그 미션에서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큰 열매는 큰 희생이 없이는 안되나 봅니다. 니콜라스는 엄마의 믿음과 아버지의 희생으로 비로소 엘프헬름의 일원이 되지요. 천국 백성이 되었다고 봅니다.



명실공히 크리스마스가 된 니콜라스는 왕을 비롯해 온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됩니다. 그가 1년에 한 번 주는 선물은 기쁨이 되고 그 기쁨은 곧 희망을 낳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엘프헬름은 없다고 말할 때 엄마의 엘프헬름을 믿고 믿음의 여정을 끝까지 붙든 니콜라스가 한 일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여정을 영화 속에 숨겨 놓은 작가와 감독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히브리서 11장 1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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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삼성동 H 백화점,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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