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한가운데에서 싱그러운 바람의 유혹을 온 몸으로 받으며 황금 주말을 보냈다.
언니와 맛있는 것도 먹고 저녁에 딸과 산책도 했다.
집에서 : 대화1
나 : 언니가 사 온 토마토 진짜 달다. 이것도 많이 먹으면 살찌는 것 아냐?
언니 : 읽어봐라 스테비아라고 써 있잖아
나 : 이게 그 식물의 잎과 줄기에 있는 스테비오사이드 성분으로 만들었다는 천연감미료?
요즘에 좀 인기 인가봐
언니 : 응, 칼로리 걱정을 안 해도 되나봐, 설탕대신 많이 쓰나보데
나 : 토마토가 이 포도 만큼 달다. 언냐 포도도 먹어라
언니 : 이 포도는 과일을 과장한 설탕이다
나 : 오잉?
언니 : 이거는 먹으면 바로 살찐다
집에서 : 대화 2
나 : 언냐, 형부 연금 받아서 좋겠다.
언니 : 얼마 받는지 말도 안 해 준다.
나 :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갖다 주잖아
언니 : 응 뭐, 월급도 다 안 준다.
나 : 이번에 세금도 몇 십 만원 환급 받았잖아
언니 : 응 그것도 안 준다
나 : 형부 돈 많네
언니 : 응, 그래서 그런지 요새는 아파 죽겠다는 말 많이 안 하더라
나 : 햐아, 주머니가 불룩하면 몸도 안 아프네, 말 된다.
그리고 언냐, 형부가 기분파잖아. 똥기마이도 살 쓰고, 형부가 어느 날 우리 시골에 놀러갈 때 졸졸 따라와서는 크게 한 턱 쓸 모양이네, 기대되는데.
언니 : 그럴지도. 한 턱 쓰고 뻥을 뻥뻥 날리면서 잘 난 척 하겠지
나 : 맞아, 그래도 지돈 쓰면서 큰소리치는 거는 안 밉다.
산책길에서 : 대화 1
맘 :사람들이 밖에서 왜 죄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걸까?
도디 : 사람들 눈치 보느라 그런 것 같아
너가 벗으면 나도 벗겠다 뭐 이런거지
맘 : 맞아 나만 벗으면 너무 티가 나잖아, 그리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까발리는 것 보다 가리는 게 좋은 가봐
도디 : 그래도 전에는 강제로 썼지만 지금은 자발적으로 쓰는 거잖아
진짜 벗고 싶으면 벗을 수 있는 게 좋은 거지.
산책 길에서 : 대화 2
맘 : 저 쪽으로 가보자
휴렛패커드가 입주하면서 새로 단장했나봐. 이 잔디 뗏장좀 봐 새로 입혔잖아.
이 돌덩이도 새로 단장한 티가 나, 돌 사이에 풀이 한 포기도 없잖아
도디 : 이 길 너무 좋아. 오늘 따라 바람도 넘 시원해. 마스크를 안 쓰니까 더 좋아.
맘 : 운치가 있지?
도디 : 응,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운치야
맘 : 여기가 시골이라서 그래.
싱그러운 바람이
5월의 낭만을 한껏 불어 넣는다.
5월의 바람은
잘생긴 청년의 알듯말듯한 고백처럼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며
곧 맞이할 여름의 한더위에
나를 기억해 달라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랑하는 오월이여,
그런 작별인사는 아직 이른 것 같군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애써 단축하지 말아 주세요.